한국의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올림픽보다 어려운 시험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세계 정상급 참가자가 즐비해 전반적 수준이 높은 데다가 기술·체력·정신력을 집요하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임동현(27·청주시청)은 이런 선발전을 12년째 뚫어낸 선수로 부각된다.

그는 20일 막을 내린 2013년 국가대표 4차 선발전에서 남자부 3위에 올라 태극마크를 획득했다.

내년 3월까지 선수촌 생활과 국제무대 출전이 보장된 것이다.

임동현은 부산 아시안게임이 열린 2002년에 처음으로 선발전을 통과한 이후 12년째 선수촌 생활을 이어간다.

그는 열여섯 살이던 그때부터 한 차례도 탈락의 고배를 들지 않은 채로 스물일곱 살이 됐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선발전을 앞두고 얼굴 종양 수술을 받아 생사를 오가는 위기도 있었다.

양궁 인생에서 가장 긴 훈련 공백이 덮쳐 체력, 기술, 감각이 모두 무너졌으나 태극마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명실상부한 선발전의 사나이라고 모두가 혀를 내두를 수 있을 정도다. 임동현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속이 바짝바짝 타는 선발전이지만 자신에게는 오히려 편안함마저 있다고 털어놓았다.

어느 시점에 노하우가 생겼어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상대 선수와 내 상태를 보며 목표를 조정해요.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그때그때 직감하기 때문에 선발의 안정권을 조절할 능력이 생겼어요.”

임동현은 기량이 뛰어나기보다는 운이 좋아서 선수촌에 오래 남아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동현은 앞으로 두 차례는 더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어 양궁 황제로 불리지만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 없어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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