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살면서도 후학을 위해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내놓은 정동하(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충북 음성군 감곡면 월정리)씨가 27일 별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향년 79세.

고인은 2010년 11월 음성장학회 이사장인 이필용 음성군수를 찾아 1억원의 장학기금을 기탁했다.

이 군수는 당시 "음성장학회 안에 '정동하 장학회'를 만들어 고귀한 뜻을 기리겠다"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씨는 "얼마 되지 않는 돈을 기탁하면서 생색을 내고 싶지 않다"고 극구 사양한 뒤 "나는 살만큼 살았으니 이 돈을 음성군의 훌륭한 인재육성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고인은 2009년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들(정대훈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모교인 경기고와 손자가 다니는 학교에도 1억원과 8000만원의 장학금을 냈다.

강원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릴 때 상경, 갖은 고생 끝에 운수업을 하다 1985년 부모의 고향인 음성에 정착한 뒤 사슴농장을 운영했다.

오래 전 부인을 잃고 홀로 살아온 고인은 고령과 건강 문제 등으로 더 이상 농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되자 전 재산을 정리한 3억5000만원 가운데 세금을 제외한 2억8000천여만원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가난해 못 배운 것이 평생 한이 된 고인은 '학생들이 학비가 부족해 학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 아래 뜻깊은 선행을 베풀고 눈을 감았다.

음성장학회 관계자는 29일 "발인일인 30일 상주 재호(고인의 손자)씨에게 군민의 뜻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하고 고인의 넋을 기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학회는 또 우수학생 장학금 지급, UN 방문 등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명문고 육성사업을 꾸준히 펼쳐 나가기로 했다.<음성/서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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