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방송 진행자로 활동한 박상규가 뇌졸중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고인은 인천 출신으로 1965년 KBS 1기 전속 가수로 데뷔했다. 그는 KBS에서 1년간 전속 가수로 활동한 뒤 1966년 가수 김상국의 제의로 가수 장우와 함께 트리오 '송아지 코멧츠'를 결성해 활동했다.

송아지 코멧츠는 주로 극장쇼와 산골까지 찾아다니는 순회 공연단인 '뻐꾸기 단체'에 합류해 통기타 반주에 맞춰 개그송을 주로 불렀다.

그러나 팀을 결성한 지 불과 1년이 채 안돼 김상국이 솔로로 다시 나서자 박상규와 장우는 국내 첫 남성 듀엣인 '코코 브라더스'를 만들어 라틴 계통과 웨스턴 계열 음악의 번안곡 위주로 활동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씨는 1일 "코코 브라더스는 국내 최초의 남성 듀엣"이라며 "이들은 앨범을 발매한 적이 없으며 2년가량 방송사 쇼프로와 일반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해체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상규와 장우는 각각 솔로로 활동했으나 1969년 둘은 김준, 차도균과 함께 4인조로 프로젝트 그룹 '포 다이나믹스'란 팀을 결성해 활동했다.

박씨는 "포 다이나믹스는 '따로 또 같이' 그룹이었다"며 "각자 솔로로 활동하면서 이따금씩 두 명, 혹은 세 명씩 모여 활동했고 이후 다이나믹스란 팀명으로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고인의 솔로 히트곡으로는 1970년대 사랑받은 '친구야 친구' '조약돌' '웃으며 보내마' 등이 있다.

고인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라디오 DJ와 예능 프로그램 MC로도 활약해 명진행자로 이름을 날렸다.

 

라디오 '싱글벙글 쇼'를 비롯해 '토요일 토요일 밤에' '일요일 밤의 대행진' 등의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04년에는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공로상을 받았다.

그러나 고인은 1990년대 이후 뇌졸중이 발병해 방송계와 인연을 끊고 투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가수협회 태진아 회장은 "고인이 평소 약주를 즐겨서 걱정했는데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 같아 안타깝다"며 "가수이자 방송 진행자로서 중장년층의 큰 사랑을 받았고, 늘 유쾌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선배와 후배 가수들의 중간 역할도 잘 해줬다"고 기억했다.

빈소는 2일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유족으로는 부인 한영애 씨와 아들 종희, 종혁 씨가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