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 데뷔전 ‘절반의 성공’

전국민적인 관심을 끈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귀결됐다.

류현진은 3(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고 3실점(1자책)했다.

전날 개막전에서 다저스에 완봉패를 당한 자이언츠는 수모를 갚기 위해 왼손 투수 류현진을 겨냥해 오른손 타자 7명을 전진 배치한 타순표를 적어냈다.

자이언츠 타선이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 때린 안타 10개는 모두 단타였다. 타자들이 큰 스윙보다는 방망이를 짧게 쥐고 공을 정확하게 맞히는데 주력했다는 증거다.

류현진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8에 불과했다. 최고 구속 153를 찍은 커쇼의 공에 익숙해진 자이언츠 타선을 압도하기에는 부족했다. 제구라도 됐다면 자이언츠 타선을 요리할 수 있었을 테지만 류현진은 이날 바깥쪽 직구의 코너워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체 투구 수 80개 가운데 50개가 직구였으나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 탓인지 대부분 높게 제구되거나 한복판으로 몰렸다.

류현진이 이날 불안하게 경기를 풀어나간 근본적인 원인이다.

류현진이 이날 경기를 통틀어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것은 6회가 유일했다. 나머지 이닝은 모두 안타로 주자를 내보냈으며 득점권 위기도 4차례나 맞이했다.

류현진으로서는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고 제구를 정교하게 가다듬지 않고서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다만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샌프란시스코의 강타선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위주의 공격적인 피칭 끝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에 성공한 점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아울러 상대 2선발인 매디슨 범가너와의 선발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류현진 본인에게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도 빛났다. 류현진은 10안타를 얻어맞으며 숱한 위기를 맞았으나 병살타를 3개나 솎아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향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은 류현진이 이날 볼넷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첫 등판에서 패전을 기록했지만 류현진의 피칭은 희망적인 요소도 여러 가지 보여줬다. 더군다나 이제 첫 경기 등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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