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전직 사령탑인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 한대화 KIA 타이거즈 2군 총괄 코치는 '괴물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미국프로야구 첫 승리를 함께 기뻐하며 축하했다.

김 위원장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한화 사령탑을 지냈고, 한 감독은 그 뒤를 이어 2010년부터 지난해 막판까지 독수리 군단을 지휘했다.

두 전직 감독은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류현진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김 위원장은 "TV로 다저스와 피츠버그의 경기를 지켜봤다"면서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 때보다 류현진의 투구 내용이 훨씬 좋았다"고 8일 관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늘과 같은 투구라면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앞으로 쉽게 류현진의 공을 공략하지 못할 것"며 제자의 기를 살렸다.

투수 출신인 김 위원장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떨어지는 각도가 한국에서만큼 날카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1회 류현진이 앤드루 매커천에게 투런 홈런을 맞는 등 초반 고전한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은 "그 정도 공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얻어맞는다"며 "메이저리그에는 한국보다 스윙 스피드가 빠르고 힘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직구 컨트롤과 구속에 신경 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며 "오늘 현진이가 첫 승을 거둬 앞으로 여러 팀을 상대하는 데 있어 마운드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펼칠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공에 대한 적응력을 더 키운다면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도 있다"며 애초 예상한 12∼13승 이상도 가능하리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다저스에서 연수 중인 한용덕 전 한화 코치와 종종 전화통화를 하고 류현진의 투구 밸런스, 템포 등을 조언하고 있다.

한대화 코치는 "경기 후 류현진에게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첫 승리를 축하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니 류현진에게서 곧바로 전화가 왔다"며 "대단한 일을 이뤘다"고 제자를 기특하게 여겼다.

그는 "한화 타선이 뒷받침을 못해 류현진이 지난해 충분히 두자릿수 이상 승리를 챙길 수 있었음에도 9승에 머물렀다"며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괴물의 호투를 계속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 코치는 "배짱 좋은 현진이에게 '넌 뻔뻔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할 것'이라고 격려했다"며 "다저스 타선이 도와준다면 류현진이 더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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