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포수 "류현진 볼 배합 놀라워" - 애리조나 투수 "투수에게 3안타 허용해 우스꽝스러워"

호투와 맹타로 한국·미국 통산 100승을 자축한 왼손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대해 팀 동료는 물론 상대팀 주포도 칭찬릴레이에 힘을 보탰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14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7-5로 꺾은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류현진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던지는 법을 안다는 것"이라며 "넘치는 자신감으로 많은 걸림돌을 넘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류현진은 이날 애리조나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최다인 삼진 9개를 뽑아내며 3점만 줬다.

그는 타석에서 안타 3개를 몰아치고 득점의 물꼬를 트는 등 혼자서 북치고 장구쳤다.

미국 언론을 상대로 '류현진 알림이'를 자처한 매팅리 감독은 경기 전 류현진이 이날 승리할 것이라는 예감을 조심스럽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매팅리 감독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문화, 언어 등 미국에서 아직도 적응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적어도 투구에서만큼 류현진은 이미 메이저리그 수준에 올라왔고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자신감을 보였다"며 배짱 있는 투수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마따나 류현진은 '타자들의 천국' 체이스필드라는 부담에도 불구 위력적인 공을 잇달아 던지고 빅리그 첫 원정 승리를 수확했다.

류현진 처럼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완봉 역투와 함께 결승 홈런을 쏘아 올리며 영웅 대접을 받은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다저스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만큼은 류현진의 타격이 나보다 나았다"며 이날의 히어로는 류현진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커쇼는 아직 빅리그에서 한 경기 안타 3개를 때리지 못했다.

결승 홈런 포함 2타점을 올린 다저스의 주포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류현진의 3안타를 흡족하게 바라보면서 "류현진이 한국에서 잘 던졌는데 미국에서라고 잘 던지지 못하라는 법이 있느냐"며 류현진의 실력을 인정했다.

그는 "평정심을 지니고 자신 있게 공을 던진다면 어떤 타자라도 잡아낼 수 있다"며 류현진의 '강심장'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애리조나의 4번 타자인 폴 골드슈미트는 "류현진이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4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졌다"며 "홈 플레이트 내외곽 구석구석을 찌르는 직구를 던졌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이 아주 좋았고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을 잘 섞어 우리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에게 안타 3개를 얻어맞은 오른손 투수 이언 케네디는 어이없다는 듯 "투수에게 안타 3개나 얻어맞은 것은 정말 우스운 일"이라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최근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이적해 류현진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베테랑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는 "류현진은 원할 때 언제든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공을 잘 던졌다"며 "언제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할지 아는 영리한 투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왼손 타자에게 볼 카운트 2볼 0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태에서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던지고 싶어 했다"며 "메이저리그에서 경험하지 못한 볼 배합이었는데 류현진은 보란 듯이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넣었고 이후 빠른 직구로 타자를 요리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체인지업의 빈도를 줄이고 슬라이더의 효과를 극대화한 류현진은 "지난 몇 경기를 통해 볼 배합 능력이 향상됐다"며 "오른손 타자에게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던지던 것처럼 정상 궤도에 올라왔다"며 2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등판에서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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