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마운드 총동원 연패 수렁 구하지 못해

삭발도, 마운드 총동원도 한화를 수렁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정규리그 개막 최다 연패 신기록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한화는 14일 대전구장에서 계속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투타 난조 속에 0-8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달 30일 개막 이래 13연패를 당한 한화는 2003년 롯데 자이언츠가 세운 이 부문 최고기록(12연패)을 10년 만에 갈아치웠다.

감독 통산 최다승(1476승)의 주인공인 김응용 한화 감독의 개인 최다 연패 기록도 똑같이 '13'으로 늘었다.

2004년 말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을 끝으로 야구인 최초 구단 최고경영자에 오르는 등 2선으로 물러났다가 9년 만에 현장 사령탑에 복귀한 김 감독은 2004년 10월 4일 두산과의 대결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뒀다.

홈에서 연패를 끊고자 다음날 선발을 제외하고 모든 투수에게 대기령을 내린 한화는 마땅한 선발 투수가 없자 이틀 전 선발로 나서 2이닝만 던지고 강판한 김혁민을 이날 또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김혁민은 송구 실책 등으로 1회 2점을 헌납한 뒤 홈런 2방을 맞고 6실점(5자책점),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타선마저 묶인 한화는 LG에 고스란히 3승을 바치고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데뷔 11년차인 LG 사이드암 우규민은 9이닝 동안 삼진 7개를 곁들이며 산발 5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시즌 2승째를 생애 첫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1회 톱타자 오지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아 곧바로 위기에 몰린 김혁민은 이대형의 보내기 번트를 잡은 뒤 1루에 악송구, 허무하게 1실점했다.

그는 계속된 1사 1,2루에서 몸쪽 공을 요구한 포수와 달리 바깥쪽 빠른 공을 뿌려 주자를 2,3루로 보냈다.(공식 기록은 포수의 패스트볼)

김혁민은 이진영에게 중견수 쪽 희생플라이를 맞고 2점째를 줬다.

LG는 3회 오지환의 솔로포, 이진영의 3점포를 앞세워 흔들리던 김혁민을 KO 시켰다.

LG의 톱타자 오지환은 사흘 연속 포물선을 그리고 3연승에 앞장섰다.

3회 2루타와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한 점도 따라붙지 못한 한화는 2회, 4회 두 차례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는 등 발목을 스스로 낚아챘다.<대전/정래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