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상담은 더 적어…"행정업무 과다가 주원인" - 교총 "잡무경감, 효율적 상담시스템 마련 등 지원해야"

초·중·고교 교사 62%는 학생과의 총 상담시간이 일주일간 1시간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업무 부담과 학생·학부모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당국이 교원의 잡무를 줄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상담시스템을 만드는 등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 상담을 늘리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16일 주장했다.

교총이 지난 4∼9일 전국 초·중·고교 교사 16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초중등 교원의 학생·학부모 상담실태 설문조사'에서 일주일간 학생과의 상담시간을 묻는 항목에 전체의 62.2%(1000명)가 1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일주일간 30분 이상 상담을 못한 교사도 29.5%(475명)에 달했다.

상담횟수는 대면과 전화, 온라인 상담을 모두 포함해 3회 미만이 37.1%(597명), 3∼5회가 36.8%(592명)이었다. 교사 약 74%가 하루에 학생 1명을 채 만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9.7%(799명)는 학생과의 상담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충분하다고 답한 교사는 17.7%(285명)에 불과했다.

학부모와의 상담부족은 더욱 심각했다.

일주일간 학부모와의 상담시간이 1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이 86.9%(1398명)에 달했고, 30분 미만도 56.4%(908명)로 절반을 넘었다.

상담횟수는 3회 미만이 82.3%(1천324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6회 이상 만난다는 교사는 전체의 3.6%(58명)에 불과했다.

주요 상담내용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 교우관계, 진로·진학, 성적과 관련된 것이었다.

교사들은 상담이 부족한 주된 이유로 공문서 처리 등 과도한 행정업무(35.6%)를 꼽았다.

수업·수업준비에 대한 부담(20.7%)과 학생·학부모의 비협조적인 태도(15.5%), 분장업무 부담((13.4%) 역시 상담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상담능력이나 상담연수 기회도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인식했다.

자신이 학교폭력, 자살, 성(性) 등 문제유형별 상담능력을 잘 갖췄다고 생각하는 교사는 34.4%(553명)에 그쳤고, 지금껏 상담연수를 한 번도 못 받아본 교사는 14.2%(228명)에 달했다.

교총은 "이번 설문조사로 학생, 학부모, 교원 간 소통 단절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학교폭력, 학생 자살, 교권 침해사건 등이 확산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교원과 학생, 학부모 간 소통을 늘릴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당국은 교원 잡무·업무 경감,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수업 경감, 상담시간의 수업시수 인정, 대면상담 외 SNS 등 효율적 상담시스템 강구, 상담실 설치 등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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