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탁경상씨, 군청에 200만원 기탁

불편한 몸 이끌고 사랑나눔 솔선 귀감

 

 

“고물 주어 번 돈이라 얼마 안 되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쪽 다리를 절며 허름한 옷차림의 한 노인이 자신보다 더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지난 4일 영동군청을 방문, 손 때 묻은 만 원짜리 200장을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에 사는 탁경상(64·사진)씨가 주인공.

탁 씨는 몇 년 전 일을 하다가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되고 허리디스크가 유발되어 지체장애 5급을 판정받았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아 어렵게 살고 있다. 기탁한 200만원은 지난해 10월 영동으로 전입하면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파지, 고물 등을 모아 번 돈이다.

현재 부인과 함께 고물을 줍으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탁 씨는 매일 5시간씩 리어카를 끌고 발품을 팔아야 고작 천 원짜리 지폐 5장이 손에 쥐어진다. 운이 좋아 양은이나 고철을 주운 날에는 2만원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영동군은 진정한 이웃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탁 씨의 성금 200만원을 관내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탁 씨는 “나도 넉넉하지는 않지만 주위에 나보다 어려운 이웃이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힘겹게 사는 불우 이웃들을 돕기 싶어서 성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영동/손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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