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간에 쉽게 전파…인체 진입경로 드러나지 않아"


가운데 둥근 부분이 작년 9월 이래 사우디에서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입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10년 전 전 세계를 휩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조사팀은 메르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 이 바이러스가 사스보다 치사율이 6배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조사팀에 따르면 메르스가 사람 사이에 쉽게 전파되는 등 사스와 감염양상이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트리시 펄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는 사우디 내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와 가까이 있지 않았던 사람들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또 감염 환자 한 명이 최대 7명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옮긴 경우도 있었다면서 "메르스가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조사팀은 특히 메르스가 지난 2003년 800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사스보다 전파 속도는 느리지만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사스가 박쥐를 통해 인체에 전이됐다고 밝혀진 것과 달리 아직까지 메르스의 인체 진입경로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아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조사팀은 당시 사스가 치사율이 8%였던 데 비해 메르스는 현재까지 48%로 6배가량 더 높은 치사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전염 사례가 늘어나면 치사율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스와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인 메르스는 잠복기가 1주일 가량이며 사스와 마찬가지로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다만 사스와는 달리 급성 신부전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메르스 감염 환자 64명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8명이 숨졌다.

지역별로는 사우디와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메리트(UAE) 등 중동에서 감염 사례가 집중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튀니지, 영국 등지에서도 감염자가 일부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보고서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런던 AP=연합뉴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