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택 한국은행 충북본부장

지난 목요일(현지시간 6월 19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QE Quantative Easing)의 축소가능성에 대해 발언하였다.

이러한 언급은 한편으로는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양적완화의 장기간 지속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과도한 위험추구행위와 이에 따른 자산버블 우려에도 일부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버냉키의 발언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미국의 경우 주가(DJIA)가 5월말 1만5115.57에서 24일 1만4659.56으로 하락하였고, 같은 기간 미국 국채(T/N 10년) 금리는 2.13%에서 2.54%로 상승하였다.

이러한 시장흐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미국 금융기관의 자산이 부실해지고,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며, 가계의 소비여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일본의 경우 엔/달러 환율이 5월말 100.88에서 24일 98.40으로 하락함으로써 아베노믹스에 의한 엔화약세 효과를 소멸시키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외형상 통화증발을 통한 인플레이션 유발을 통해 디플레이션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함이 그 목적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엔화약세를 통한 수출경쟁력 증진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외화자금 유출 및 이에 따른 신용경색이 우려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기업들이 수출액 과다계상을 통해 달러화를 들여오는 등 비공식적인 핫머니(hot money) 유입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달러화 강세 등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 상승 및 달러 자금의 미국 환류가 본격화될 경우 달러 유동성이 일시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은행들이 단기자금을 차입해 장기대출에 운용함으로써 자산부채의 만기불일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달러화 유동성의 급격한 유출은 중국 은행들 입장에게는 차입금의 만기상환이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가(KOSPI)가 5월말 2001.05에서 24일 1799.01로 10.1% 하락하였고, 같은 기간중 국고채(3년물) 금리는 2.78%에서 3.12%로 0.34%p 상승하였다.

또 원화환율(₩/$)은 같은 기간 동안 달러당 1129.7원에서 1161.4원으로 31.7원 상승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다음과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외환 유동성 위기까지는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5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281억 달러로서 월평균 수입액의 약 7~8개월분에 해당한다. 둘째, 4월말 현재 15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러한 흑자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대외교역 부문에서 외환 유동성 위기가 촉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끝으로,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선제적 정책수단(선물환 포지션제도, 외국은행 채권투자 과세, 외화부채거시건전성 부담금)을 마련해 놓고 있어서 해외부문의 투기성 외화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것이 제도적으로 방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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