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희 청주 내덕1동 주민센터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이며, 전체 자살율 중 어르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28%, 충북은 어르신 자살률이 전국 3위라고 한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8%가 넘고, 홀로 생활하는 독거노인 세대가 전체 세대수의 14%를 넘은 청주시도 노인의 자살문제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청주시에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독거노인 27%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더 이상 노인문제는 단순한 우려가 아님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래서 청주시 상당구 내덕1동은 올해 초부터 다른 동에 비해 노인수가 많은 동네 특성을 고려해 주민들과 함께 ‘안에서 밖으로! 외로움에서 즐거움! 고독에서 더불어 함께!’란 슬로건을 걸고 ‘덕벌 수호천사’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덕벌 수호천사’란 내덕1동 주민들이 어르신을 직접 보호하고 지키는 천사가 된다는 의미로 내덕1동 주민 및 공동체를 말한다.

사업은 지난 5월 주민자치위원회 등 총14개 단체가 참여하는 ‘덕벌 수호천사’마을 만들기 사업 발대식을 시작으로 각 단체와 저소득 독거노인 75세대와 결연을 맺고 활발히 활동 중에 있다.

활동 방법은 독거노인과 결연을 맺은 단체가 대상 어르신 가정을 매주 1회 방문하여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 산책 동행 등 어르신이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다.

또 상담 시 특이사항이 있거나 우울증 등 증후가 보일 경우 상담을 받아볼 수 있도록 동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지역 내 유관기관의 협조와 후원을 통해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 추억의 영화상영, 자원봉사대에서 진행 중인 사랑의 빨래방, 사랑의 반찬 나누기 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내덕1동 주민센터 앞 마당에서 어르신 초청 경로잔치를 실시하였으며, 각 단체별로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김치를 담그고 반찬 등을 만들어 전달하는 등 활동을 하고 있으며, 모든 경비는 단체별로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덕1동 주민센터 직원들도 ‘덕벌수호천사’사업에 참여 중으로 독거노인 8세대와 일대일 결연을 맺고 매주 1회, 퇴근시간 이후 대상 어르신 댁을 방문하고 있으며, 매월 월급에서 2만원씩 기부하여 대상 어르신들께 필요한 물품 등을 구입하여 전달해드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효를 중요시 하여 장성한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제는 시대가 변해 자녀들이 장성하면 부모를 떠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연로한 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늘어만 가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을 더 이상 가족에게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부터 멀리 사는 가족보다 가까이 사는 이웃이 낫다는 말에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지만, 옛말이 된지 오래다.

요즘엔 이웃 간에 얼굴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고 이웃 간의 분쟁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덕1동 주민들은 이웃사촌이란 말을 되살려 어르신들의 또 다른 가족이 되기 위해 다함께 뜻을 모아 나섰다.

처음엔 누구나 낯설다.

가정방문을 가는 사람이나 어르신들이나 처음엔 대면대면 서로를 맞이한다. 하지만 서로 만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어르신들은 집을 찾는 이웃을 기다리게 되고, 어르신을 찾는 이웃은 어르신들의 또 다른 가족이 된다.

서로를 알고 서로에 길들여지며, 서로를 대하는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가득, 행복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러는 사이 내덕1동에 외롭고 소외된 어르신들은 점차 사라지고 모두가 행복한 마을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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