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재배 ‘달인’ 충주시 최승진 씨

7개월간 4단계 시험 통과
농진청 최우수 품질 대상
충주사과 위상 전국에 알려
새한미디어 12년 근무
퇴직후 16년째 사과농사


“고생 끝에 얻은 결과에 무척 감사하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충주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최승진(52·충주시 엄정면 용산리 255-3·☏019-432-9323)씨가 ‘농업마이스터’(전문농업경영인)에 선정됐다.
최씨는 지난 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첫 지정한 전국 102명의 농업마이스터 중 사과품목 최고 장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농업마이스터는 재배품목에 대한 전문기술과 지식, 경영능력을 갖추고 이를 다른 농업인 등에게 교육·컨설팅을 할 수 있는 농업분야 최고의 장인을 뜻한다.
농업마이스터는 7개월 동안 필기시험과 역량평가, 현장심사, 최종심의 등 전체 4단계의 관문을 통과해야 선정된다.
최씨는 충주에 정착해 사과농사를 지은 지 16년 만에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서울 도림초와 강서중, 성남고, 경원공업전문대 전기과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한 후 1986년 당시 30대그룹에 속해있던 새한미디어의 인천본사에 입사한 최씨는 1989년 충주공장이 증설되면서 충주로 내려왔다.
하지만 사업하는 동생의 보증을 선 것이 잘못돼 월급이 압류되는 등 곤란을 겪어오다 1998년 IMF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하게 됐다.
“당시에는 참 막막했습니다. 새한미디어 계열회사 등에서 취업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으나, 빚보증으로 인해 신용도 좋지 않고 또 다시 월급에 대한 가압류가 들어오는 것도 염려스럽고 해서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직종을 선택하려고 사과농사를 택했습니다.”
당시 경매로 나온 엄정면 6600여㎡의 땅을 사들여 새로운 기술로 알려진 ‘저수고 밀식재배’(나무를 낮게 하고 촘촘히 심는 방법)로 사과나무 700주를 심은 것이 사과농사꾼으로서의 첫 걸음을 내 딛게 됐다.   
사과나무를 심었지만 농사에 대해 별 지식과 경험이 없었던 최씨는 부인 김순금(46)씨와 함께 인근 과수원을 찾아 적화·적과·전지·전정 작업 등 1년여 동안 동네 과수원을 다니며 사과농사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1년여 품팔이를 하며 사과농사에 대한 지식을 배우다보니 대부분의 농업인들이 20~30년 경험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나도 이렇게 가다보면 많은 기간이 걸리겠다 싶어 전문지식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최씨는 2000년 한 해 동안은 충주시농업기술센터와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하는 과수영농교육을 빠짐없이 참석하고 원예학개론부터 사과전문서적에 이르기까지 40여권의 책을 읽으며 이론적으로 무장을 했다.
“이론으로 무장을 하고 나니 남들 20~30년간의 노하우가 5년 만에 내 것으로 만들어 지더군요.”
지난 2003년엔 엄정노상사과작목반에 가입해 경험에 의한 영농이 아닌 기술영농을 주장하며 3년 뒤 이 작목반이 농촌진흥청에서 시범사업으로 선정한 탑푸르트 사업에 선정돼 최우수 품질 평가 대상과 우수단지상을 수상하는 등 충주사과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렸다.
특히 이 사업에 선정되면서 3년 동안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기술·행정지원을 받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과작목반으로 성장하게 됐다.
현재 3ha규모의 과수원을 운영하는 최씨는 사과나무에 병이 오면 방제를 하는 방법을 탈피하기 위해 병해충 예찰활동을 부지런히 한다.
나무를 자주 들여다보면 어떤 ‘조짐’이 발생했을 때 어떤 해충과 병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 사전 방제를 함으로써 나무도 고생을 덜 하고 약제비용도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건비와 자재비가 상승해 예전 방식으로 할 경우 수익이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적화, 적과에 숙달된 노동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겨울에 하는 전지 작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아내와 함께 전지를 직접 해 연간 품값으로만 3000만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다른 사람보다 생산원가를 크게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일반 농가의 경우 매출대비 수익률이 50%에 불과하지만 최씨는 80%의 수익을 얻는다.
최씨는 “농업마이스터로 선정됐지만 전국최고의 사과생산을 위해 더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한편 후배 농업인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1㏊규모의 시범단지를 조성해 기술컨설팅, 멘토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일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