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마음과 몸이 지친다며 종교서적으로 위로 받는 것은 어떨까. 신자가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종교서적이 잇따라 발간됐다. 성경의 숨은 이야기를 담은 성경, 깜짝 놀랄 숨은 이야기나 기독교 불모지인 모리타니에서 20년간 선교 사역을 한 권경숙씨의 내 이름은 모리타니 엄마’, 종교와 과학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한 예수와 다윈의 동행이 특히 눈길을 끈다.
 
성경, 깜짝 놀랄 숨은 이야기
성경에는 아담이 130세에 아들 셋을 낳고 330세에 죽은 것으로 나온다. 아브라함도 175세에 죽었고, 여호수아는 90세에 전투에 참여했다.
모세의 지휘로 이집트를 탈출한 인원은 200만명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단 하룻밤새 모두 빠져나갔다고 한다. 당시에 근동(近東)에서는 60만명 이상의 병사를 거느린 나라가 없었다.
장정만 60만명 있었다면 모세는 굳이 가나안까지 갈 필요 없이 바로 이집트를 정복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인 이창훈씨는 근동의 역사와 고고학, 현대신학에 관해 20여 년 동안 연구한 성과를 정리했다.
히브리 전승 작가들이 후대에 성경을 집대성하면서 여러 신화와 설화를 녹여 넣었기 때문에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그는 말한다.
성경은 오류 없는 신의 말씀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그 손가락에 적힌 내용을 믿느냐 안 믿느냐가 신앙의 깊이를 재는 척도일 수 없으며, 성경의 복잡다단한 형성 과정을 직시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살림, 316, 9800.
 
내 이름은 모리타니 엄마
지난 1월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서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모리타니에서 온 지적장애 선수들이 건국 이래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그들을 이끌고 온 키 150의 가녀린 한국 여인이 권경숙씨가 저자다.
저자는 아프리카 최빈국이자 기독교 불모지인 모리타니에서 20년간 선교 사역을 해왔다.
20년 전 난생처음 떠난 유럽여행에서 모리타니라는 나라를 운명처럼 만나 마치 무엇에 홀린 듯 그 나라를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선교사 수업을 받은 뒤 파리가 들끓는 빈민촌 모래 위의 판잣집을 얻는다. 마도로스 남편과 사하라 사막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고 맨손으로 교회를 개척했지만 든든한 버팀목이던 남편은 3년 만에 세상을 떠난다.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살인적 더위, 폐 속까지 밀려 들어오는 모래바람, 하늘을 빨갛게 뒤덮는 메뚜기떼의 습격, 무슬림의 핍박과 저주.
처음엔 마녀라 불리며 돌팔매질을 당하던 그가 모리타니의 마마로 자리잡게 된 눈물겨운 사연이 담겼다.
코리아닷컴, 248, 12000.
 
예수와 다윈의 동행
신학자이자 목사인 신재식 호남신학대 신학과 교수가 서로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온 종교와 과학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했다.
저자는 진화론을 받아들인 신학, 즉 진화신학의 이론을 펼친다. 기존 개신교 교단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파격적인 주장이다.
신 교수는 과학의 시대에 종교는 과학, 진화론의 성과를 읽고 받아들여 종교, 그리스도교 신학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현대 사회에서 설 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대폭발 우주론과 다윈주의적 진화 생물학의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신학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의 성장이 더딘 이유로 종교와 과학의 대화에 무관심한 한국 교회 내의 비지성주의와 반과학주의를 든다.
그는 종교와 과학은 생명 세계를 여행하면서 각기 다른 관심에 따라 다르게 만든 두 개의 지도와 같다과학은 사실성과 객관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은 지도이며, 종교는 의미와 주관성이라는 문화적 측면을 강조한 지도라고 강조했다.
사이언스북스, 464, 18000.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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