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1 대승
다섯 경기 만에 마수걸이 승리를 따낸 '3기 홍명보호'의 키워드는 유럽파의 결정력과 치열한 주전경쟁으로 요약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6일 인천시 중구 도원동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북중미의 아이티를 상대로 4골을 쏟아내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4-1 대승을 거뒀다.
비록 상대가 국제축구연맹 랭킹 74위로 한국(랭킹 56위)보다 18계단이나 낮은 약체였지만 유럽파가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처음 합류해 발을 맞춘 것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라는 평가를 얻을 만하다.
특히 '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이날 홍명보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자리에서 개인기로 2골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은 것은 이날 경기의 소득으로 꼽힌다.
●손흥민·이청용 맹활약 '역시 유럽파'
홍명보호는 동아시안컵과 페루 평가전을 치르면서 국내파와 아시아권에서 뛰는 선수로만 꾸려졌다. 결과는 3승1무(1골2실)로 실망스러웠다.
1, 2기 홍명보호에서 선수들은 슈팅 기회에서 과감성이 부족하고 전반적인 스피드마저 떨어져 홍 감독이 강조한 '압박-스피드'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은 이번 아이티전을 맞아 '유럽파 소집령'을 내렸고,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유럽파들은 자신들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손흥민은 혼자서 2골을 책임졌고, 이청용(볼턴)은 과감한 돌파로 두 개의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과 더불어 대표팀의 '오른쪽 날개' 붙박이인 이청용의 활약도 빛났다.
전반전에 벤치를 지킨 이청용은 후반에 투입되자마자 후반 4분 페널티킥을 유도하더니 후반 12분에도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3명을 따돌리는 지능적인 돌파로 두 번째 페널티킥을 따냈다.
●긴장감 드높인 '주전 경쟁'
홍 감독의 치밀한 '주전 경쟁'도 이번 평가전 승리에 큰 몫을 했다. 홍 감독은 선발로 나선 11명의 선수 가운데 5명을 국내파로, 6명을 해외파로 구성했다.
애초 선발이 예상됐던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이청용은 벤치를 지킨 가운데 오른쪽 날개와 섀도 스트라이커에 고요한과 이근호(상주)를 먼저 투입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끈끈한 조직력 확보는 '숙제'
한국은 전반 20분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패스미스도 많이 나왔다. 더불어 이날 터진 골도 세트피스에 의한 약속된 플레이보다는 개인기에 의한 골이었다는 게 아쉬움이 남는다.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위협적인 모습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이 호흡을 맞춰나가는 단계인 만큼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이날 뛴 선수들 대부분이 월드컵 3차 및 최종 예선에서 제대로 발을 맞춰본 적이 제대로 없다"며 "여기에 수비진도 세대교체를 치르는 중이어서 홍 감독이 의도하는 축구를 펼치기에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홍명보호 출범 이후 유럽파가 처음 합류한 만큼 앞으로 더 많은 평가전을 치르면 조직력은 좋아질 것"이라며 "이번 평가전은 결정력 부재와 떨어진 자신감을 극복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