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당뇨병치료제 중 하나인 리라글루티드(liraglutid)가 말기단계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와 이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영국에서 곧 시행된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의 크리스티안 횔셔 박사는 리라글루티드가 말기 치매에 의한 심한 기억력 손상을 크게 개선하는 한편 치매에 의해 신경세포 밖에 형성되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쥐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보도했다.

리라글루티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유사체 계열의 2형당뇨병 치료제로 췌장의 인슐린 생산을 자극하는 작용을 한다.

횔셔 박사는 생후 14개월의 말기 치매 모델 쥐들에 2개월에 걸쳐 리라글루티드를 투여한 결과 물체인식 능력이 크게 개선되고 신경세포의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30%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신경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연접부) 손실, 만성 염증반응 등 치매에서 나타나는 핵심적인 생물표지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리라글루티드는 뇌세포를 보호하는 혈뇌장벽을 통과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혈뇌장벽이란 아주 작은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진 특수혈관조직으로 혈류에 섞여 있는 해로운 물질이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뇌의 '검문소'이다.

이 때문에 해로운 외부물질이 뇌에 쉽게 침투하지 못하지만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물성분도 뇌에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리라글루티드는 뇌로 들어가 신호전달체계를 작동시키는 신경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자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신경세포의 수리기능이 개선되고 시냅스의 기능이 유지되는 한편 산화스트레스가 감소해 뇌가 스트레스와 독성효과에 보다 잘 대처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고 횔셔 박사는 설명했다.

이 쥐실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폴 에디슨 박사는 영국알츠하이머병학회의 자금지원을 받아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임상시험에 참가할 치매환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엔 리라글루티드, 다른 그룹엔 위약이 각각 투여돼 효과를 비교하게 된다.

효과가 확인된다면 치매환자는 이 약으로 혼자서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횔셔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약리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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