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은 온전히 자신만을 들여다보는 시간”

 
 
 
“시낭송 대회를 준비하는 내내 온전한 제 자신만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스스로를 치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시인으로, 사상가로,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조명희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시낭송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를, 시낭송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겠습니다.”
11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에서 조명희 시 ‘어린아기’, 정호승 시 ‘임진강에서’로 대상을 거머쥔 조홍석(49·장성군청 미래전략과 주사·☏010-7155-3407)씨.
그가 시낭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년 전부터다. 건축직 공무원으로 현장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던 조씨는 좀 더 호소력 있게 말하기 위해 스피치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의 권유로 시낭송을 시작했다. 이후 시낭송에 매력을 느낀 그는 틈나는 데로 시를 읽고 낭송을 했다.
워낙에 시 읽는 것을 좋아하고 깊고 큰 울림을 가진 목소리 덕분에 시낭송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목표라는 생각에 많은 시낭송가들이 최고의 대회라고 여기는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그는 시를 낭송하기 전에 수백번 시를 읽고 또 읽는다. 시적 화자가 돼 보기도 하고 시인이 돼 보기도 한다. 이번에 낭송한 시도 마찬가지였다.
조명희 시 ‘어린아기’는 시인의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함께 읽었다. 늦둥이 아들을 둔 아버지여서 조명희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정호승 시 ‘임진강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손아래동서를 생각하며 낭송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시낭송가들이 진천에서 열리는 ‘전국시낭송경연대회’를 최고의 상으로 여깁니다. 대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기대도 못하고, 다른 시낭송가들의 낭송을 듣고, 진천을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출전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조씨에게 시낭송은 치유다. 바쁜 생활 속에 유일하게 숨 돌릴 여유고, 오롯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를 읽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조씨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위로할 수 있는 시낭송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자신이 시낭송을 하면서 느꼈던 기분 좋은 편안함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다.
“이 대회를 통해서 ‘시낭송가’라는 이름을 얻었으니 제가 시를 통해 위안을 받았던 것처럼 제 시낭송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더 열심히 시를 사랑하고 더 멋진 낭송으로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이라는 이름이 빛나게 하겠습니다.”
▶글/김재옥·사진/임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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