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라파촌'…신장독성 완화하면서 항암효과 유지

항암제로 암을 치료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줄이면서 항암 효과는 떨어뜨리지 않는 항암제 부작용 제어 후보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이 물질은 암조직의 성장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나 항암 화학요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완화는 물론 암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와 완치율 증대까지 기대된다.

원광대학교 대사기능제어연구센터의 소홍섭 교수와 오기수 박사 등이 현재 항암제로 널리 사용되는 '시스플라틴'의 부작용인 신장독성을 완화하면서도 항암 효과를 떨어뜨리지 않는 항암제 부작용 제어 후보물질을 규명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1일 밝혔다.

시스플라틴은 80% 이상의 고형암에 적용 가능한 범용적인 항암제이나 신장독성, 이독성, 신경독성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치료를 위해 투여한 약물이 암조직 이외의 정상조직에도 작용한 결과로, 최근 이런 부작용을 제어하기 위한 물질을 찾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나 대개 항암제의 항암능력도 함께 저하시켜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연구팀이 찾아낸 후보물질은 종양성장억제 물질로 알려져 민간요법에 많이 이용되는 천연물질 '베타-라파촌'이다.

베타-라파촌은 남미에서 자생하는 라파초 나무에서 분리된 생리활성물질로, 연구팀은 이 물질이 세포 내 독성물질 저해 단백질인 NQO1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이 직접 암세포를 이식한 생쥐로 시험한 결과, 시스플라틴과 베타-라파촌을 함께 처리하면 시스플라틴만 투여했을 때보다 신장관류 손상 등 신장독성이 완화되고 암 조직의 성장도 현저히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NQO1은 NAD+라 불리는 대사 물질을 많이 만들어내는데 NAD+는 써투인1이라는 노화와 대사조절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을 높여 항염증 반응을 이끌어냄으로써 활성산소종을 제거하는 등 신장손상을 억제하기 때문이라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래부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의 결과 보고서는 국제 학술지 '키드니 인터내셔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시스플라틴과 베타-라파촌 병용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며 임상시험 결과가 성공적일 경우 항암치료의 부작용 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플라틴 항암제를 생쥐에 주사한 후 신장조직 사진. 1번은 정상생쥐, 2번은 시스플라틴 항암제를 단독 처리한 생쥐, 4번은 베타-라파촌을 단독 처리한 생쥐이며 3번이 시스플라틴 항암제와 베타-라파촌을 병용 처리한 생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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