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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돌아왔다, 선거가 다가오는가 보다
그들이 돌아왔다, 선거가 다가오는가 보다
  • 동양일보
  • 승인 2013.10.0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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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부국장

요즘 들어 한동안 얼굴조차 볼 수 없었던 ‘귀향민’들이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지역에서 열리는 크고작은 행사장에서는 물론, 결혼식장이나 상가에서도 조우하는 일이 적지 않다.
애써 웃음지며 손을 내미는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 탐탁치 않아 보인다.
그들 중에는 지난 선거가 끝난 뒤 훌쩍 사라져 4년동안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고향사람이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떠난 뒤 뒤돌아서 하는 말들은 한결같다.
“선거철이 다가왔구만!”
지역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들을 바라보는 지역주민의 냉철한 평가다.
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귀향민’들의 일성도 한결같다.
“고향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할 기회를 갖고 싶다.”
그들이 마치 신념처럼 헌신?봉사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소중하고 애착을 갖고 있는 고향인데, 그동안 고향을 등진 채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고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그토록 강하다면, 그 애정과 관심이 소명(召命)이나 사명(使命)이라고 여긴다면, 왜 선거 때만 나타날까.
그들이 고향을 등지고 있는 동안 그들의 고향은 누가 지키고 가꿔왔는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그들이 헌신(獻身)?봉사(奉仕)의 개념이나 제대로 알기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그들이 고향을 떠나 있는 동안 고향을 위해 딱히 한 일도 없다. 개인을 위해 살아왔을 뿐.
사전적 정의로는 헌신은 ‘어떤 일이나 남을 위해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함’이며, ‘봉사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애씀’이다. 과연 그렇게 해왔는가.
4년 동안, 길게는 수십년동안 고향을 등진 채 살아온 사람들이 선거때가 다가오니 나타나 헌신이며 봉사를 운운하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역겹고 가증스럽다. 참으로 몰염치한 사람들이다.
정치인들이 주로 탐독하는 정치덕목서들 가운데에는 그들이 귀기울여할 대목들이 많다.
우선, 한비자는 지도자가 자멸하는 원인을 몇 가지 꼽고 있다.
자신의 이익만을 좇거나, 사사로운 일에 집착하거나, 쾌락에 빠지거나, 충신의 의견을 듣지 않거나 하는 것들이다.
그 중에는 ‘자신의 본거지를 비워두는 것’도 포함된다.
본거지를 비워두면 자신이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지는 법이고, 신뢰성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의 힘에 의지하는 것’이다.
자신이 힘써 대중적 지지와 신뢰를 얻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대외적 영향력에 의존해 생존하려는 사람은 자멸하게 된다는 경고다.
내년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이 속한 정당의 힘을 빌어 선거를 치르겠다는 심산이라면, 이는 곧 자멸을 자초하는 길이라는 말이다.
‘전습록(傳習錄)’의 저자인 중국 사상가 왕양명은 ‘인생의 가장 큰 병폐는 오(傲?거만함)라는 한 글자에 있다’고 교훈했다.
유권자들을 얕잡아 보고 선거 때만 나타나면 모두가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이라 착각하는 거만한 정치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삼사충고(三事忠告)’를 지은 중국 원나라의 정치가 장양호는 ‘절의(節義·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바른 도리를 끝내 지키는 굳은 뜻)’를 지도자의 최우선 덕목으로 삼았다.
장양호는 절의를 지키기 위해선 자신에게 엄격해야 하며, 공생하는 법을 찾아야 하며,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향을 위해 헌신?봉사하겠다면 지금부터라도 고향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이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선거에서 떨어지고 난 뒤 훌쩍 고향을 떠날 사람들이 아니라면, 4년 뒤에나 또 ‘귀향’할 사람들이 아니라면.
선거 출마는 지역주민들에게 진정성있는 신뢰를 얻은 뒤에 고민해도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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