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르 바닥에 구르는 낙엽도, 한껏 결이 거칠어진 바람도 모두 시가 되는 가을, 시낭송가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문 시낭송가들이 선보이는 격조 높은 무대를 청주에서 만날 수 있는 ‘5회 대한민국 시낭송 축제’가 열린다. 55회 충북예술제의 일환으로 ‘시낭송의 날’인 11월 4일 오후 4시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마련된다.

(사)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회장 조철호)가 주최하고 동양일보와 충북예총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청주를 비롯, 서울, 광주, 전주, 익산, 구미, 장성, 충주 등 전국 각지의 내로라하는 시낭송가들이 출연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인다. 협회 구분 없이 전국의 시낭송가들이 순수하게 하나가 되는 축제다.

이화선 시낭송가(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청주시립국악단원인 박노상씨(무형문화재 20호 대금 정악 이수자)의 대금 연주로 막을 올린다. 박씨는 젓대소리 ‘한’을 연주한다.

이어 포석 조명희 문학제 기념 ‘전국시낭송경연대회’와 ‘충청북도시낭송경연대회’에서 입상한 시낭송가들이 출연한다. 김혜숙(5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동상)·김애경(7회 〃 은상)·박종순(5회 〃 대상)·허지영(2회 충청북도시낭송경연대회 대상)·김윤중(3회 〃 학생부 대상)·안혜경(6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박배균(6회 〃 금상)·권영희(10회 〃 대상)·김차경(8회 〃 대상)씨 등 역대 수상자들이 무대에 선다. 김혜숙·조정숙·조홍석씨 등 지난 9월 진천에서 열린 11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금상 수상자들도 무대에 올라 가슴을 울리는 시낭송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 노래 공연도 선보인다. 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장인 조철호 시인의 시에 정성용씨가 곡을 붙인 ‘편지’를 소프라노 이연주씨와 알토 박은영씨가 감미로운 음성으로 들려준다.

걸출한 문인들의 목소리로 시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충북 제천의 오탁번 시인(고려대 명예교수)이 자작시 ‘해피 버스 데이’를, 청주의 심억수 시인(청주문인협회장)이 조철호 시 ‘다시 바람의 집’을 낭송한다. 특히 경남 함양에서 지리산문학관 관장으로 있는 김윤승 시인(계간 ‘시낭송’ 발행인)이 이날 행사장을 찾아 이목을 끈다. 김 시인은 조병화 시 ‘추억’을 낭송한다. 행사 후에는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리셉션이 개최된다.

이화선 부회장은 “‘바쁨’과 ‘빠름’으로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시낭송은 치유를 위한 예술행위이자 새로운 문화코드로 떠오르고 있다”며 “시를 사랑하고 우리 말과 글을 아끼고 보호하자는 의미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전국의 시낭송 전문가와 시낭송 동호회의 네트워크로 이뤄진다. 시를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무료 공연.

문의=☏043-211-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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