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내 6개 도서관이 영유아를 고려하지 않은 시설과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0039월 청주 용암동에 청주시립도서관을 개관하고 10여년 간 각 권역별로 6개의 도서관을 짓는 등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인 발전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6개 도서관은 각각 영유아와 아동을 위한 열람실을 갖추고 있지만 이 중 수유실을 설치한 곳은 용암동에 있는 청주시립도서관 단 한 곳뿐이다. 그러나 청주시립도서관의 수유실은 열람실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상시 열쇠로 잠겨 있어 이용이 쉽지 않다. 심지어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지어진 신율봉어린이도서관조차 수유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아기를 동반한 이용자들은 화장실이나 꼬꼬마방(부모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공간)’ 등을 이용해야 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아이들이 책을 읽기 위해 드나들어 수유를 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또한 도서관에서 음식물을 섭취하지 말라는 규정만 있을 뿐 따로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지 않아 수시로 우유나 간식을 섭취해야 하는 영유아의 경우 불편을 겪고 있다.
청주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수유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방제실에 가서 열쇠를 받아다 열어드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평소 이용하시는 분이 거의 없다사용빈도가 적다보니 아주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고 난방도 사실상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도서관을 제외하고는 모든 도서관에서 유아 전용 화장실을 갖추고 있지만 유아를 배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신율봉도서관은 화장실 문의 폭이 매우 좁고 무거워 유아 혼자 문을 열기가 불가능하며, 북부도서관의 경우 유아가 사용하기에는 세면대의 높이가 높고 열람실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대소변 조절이 어려운 유아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충북중앙도서관의 경우, 유아열람실 내에 화장실을 설치했으며 화장실 입구 문을 없애 유아의 이용을 용이하게 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다수의 그림책 본문에 도서관 이용 안내에 대한 내용이 담긴 커다란 스티커를 부착한 것. 스티커로 인해 한 면의 그림이 모두 가려져 도서관에서 오히려 책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네 살짜리 아이와 신율봉도서관을 찾은 김영옥(33·청주 신봉동)씨는 그림책의 가장 중요한 결말 부분에 책 전체를 가리는 커다란 스티커가 있어서 책을 읽을 수 없게 되자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어린이도서관이지만 전혀 어린이를 고려하지 않은 행정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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