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가 봉사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BPW Korea청주클럽(전문직여성청주클럽)을 활성화시켜 지역 사회에서 여성들을 위해 역할을 하는 단체로 이끌어가겠습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깨가 무겁네요.”
BPW Korea청주클럽(이하 청주클럽)이 새 수장을 맞는다. 현재 충북도 정책자문단 복지여성위원장으로, 충북여성포럼 대표를 역임하는 등 충북 여성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온 유영선(62·사진) 동양일보 상임이사가 청주클럽의 14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이다.
BPW는 여성의 지위 향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1930년 창설된 국제여성단체로 현재 100여개 회원국에서 25만여 명이 가입해 있다. 다양한 직종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모여 UN기구 및 다른 국제여성단체들과 함께 세계 전 지역에서 여성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1급 자문단체로 유네스코, WHO 등에 대표를 파견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2014년에는 BPW 한국연맹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제주)에서 28차 세계대회를 유치하게 돼 회원들이 상당히 고무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 후원자로 나선다.
청주클럽은 1987년 전문직 여성들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창설됐다. 충북지역의 NGO 단체들이 대부분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데 비해 상당히 빠른 시기다.
유 회장은 “BPW 한국연맹은 1974년 여성 은행원들의 결혼 퇴직 각서가 법에 위반된다는 판결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1982년에는 한국통신(현 KT) 전화교환원들의 조기 퇴직에 반대하며 6년간 싸워 해고 직원을 복직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의 역사와 활동에 비해 지역 내에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감이 있다”며 “전문직여성클럽이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인텔리들이 모인 친목모임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기는 2년이며 연임은 없다. 회원들은 40년간 단 한 번도 이 룰을 거스르지 않았다. 회원 각자의 리더십을 기르게 하고 누군가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임기 동안의 단체 운영 방안에 대한 구상을 마친 유 회장은 “그동안 청주클럽이 해 온 일들을 지속적으로 하며 회원들의 역량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먼저 월례회에 전문가를 초청해 토크 모임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문화사회, 도시재생사업,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으로 트렌드가 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함께 토론하는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
여성 직장인의 평균 임금을 남성과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이퀄페이 데이(equal pay day)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 이퀄페이 데이는 여성이 남성과 같은 임금을 받기 위해 추가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지 나타내는 날로 올해 우리나라 여성은 평균 99일을 더 일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주의 시각을 가진 젠더 리더를 키우기 위한 일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청주클럽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차세대들에 대한 멘토링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은 물론이다. 청주클럽 회원들은 지역의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지도를 해 왔으며 지난 5월에는 멘토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학생 초청 청주역사문화 탐방을 다녀오기도 했다. 경력단절여성의 취·창업을 위한 강좌를 개최하는 등 여성의 직업 능력 향상을 위한 시도도 지속해 왔다.
유 회장은 “연계 기관과 함께 청년실업자와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찾기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몇 사람만 모이는 폐쇄적인 모임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직종의 젊은 회원들에게도 문호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여성문화제 집행위원장, 충북여성문인협회장 등을 역임한 유 회장은 동양일보 취재2부장, 편집부국장, 논설주간 겸 기획실장 등을 지낸 언론인이다. 7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돼 등단한 후 10여권의 개인 창작집을 낸 동화작가이기도 하다.
취임식은 오는 19일 오후 6시 30분 청주 선프라자컨벤션센터 엘리오스홀에서 열린다.
▶글/조아라·사진/임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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