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의 B형간염 감염률이 여전히 높아 간암 사망률이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각종 예방정책 시행으로 청소년의 감염률이 10년 전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10∼18세 청소년의 B형간염 항원(표면항원, HBsAg) 양성률이 0.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1년 조사의 2.0%의 20분의 1 수준이다.
19∼29세의 양성률도 같은 기간 4.5%에서 1.5%로 떨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30대 미만의 B형간염 감염률이 단기간에 낮아진 것은 1995년 시작된 국가예방접종사업과 2002년 도입된 '주산기감염 예방사업'의 성과라고 밝혔다.
주산기감염 예방사업이란 임신 중 모체에서 태아로 B형간염 바이러스가 전달되는 '수직감염'을 예방하는 임신부 대상 프로그램이다.
특히 수직감염 예방사업은 국내 성인 세대에서 만연한 B형간염이 자녀 세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시작되기 이전 세대인 30세 이상 성인의 감염률은 2001년 5.0%에서 2011년 4.1%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1년 50대의 B형간염 감염률은 5.0%로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고 30·40대가 4.0∼4.1%를 보였다. 60대와 70대 이상은 각각 3.7%와 2.7%를 기록했다.
B형간염은 간경변이나 간세포암 같은 만성 간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간암 사망률이 세계 1위인 이유도 과거 국민의 양성률이 8%가 넘을 정도로 B형간염이 만연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는 "30세 이상 성인의 약 4%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고 이 수치가 잘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백신을 맞지 않거나 이미 감염된 후 증상이 없는 성인이 여전히 상당수"라며 "앞으로도 수십년은 B형간염으로 인한 간질환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