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식 청주대 교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 참혹한 일상, 선교사의 헌신에 초점
- 1차 촬영본 방송 후 도움의 손길 잇따라


쓰레기 더미 속에서 희망을 일구는 필리핀 바세코의 아이들과 선교사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청주 영화감독에 의해 제작,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경식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54?사진?청주 상당교회 안수집사)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바세코는 세계 3대 빈민지역 중 한 곳인 필리핀 마닐라 바세코 주민들의 참혹한 일상과 이들을 위해 헌신·봉사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의 모습을 85분 분량으로 담고 있다.

바세코의 주민들은 공사장에서 하루 종일 폐품을 줍고, 자신의 장기까지 팔아 팍팍한 하루 하루의 삶을 이어간다. 굶주림과 피부병에 지친 아이들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쓰레기를 뒤지고, 예쁘게 치장한 매춘부 언니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필리핀 정부조차 외면하던 이 죽음의 땅에 한국의 선교사들이 찾아온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를 찾은 주민들은 한국인 선교사들로부터 영어와 한글, 컴퓨터, 태권도 등을 배우고 스스로 먹을 빵을 만들어 가며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 나간다.


영화 속에는 15년 전 바세코에서 사역을 시작하고, WMC(세계선교공동체) 쓰리 어클락 피딩센터(three o’clock feeding center)와 기독학교를 세운 신승철 선교사와 동료 선교사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영화는 선교사들의 모습을 과대 포장하거나 추켜세우지 않는다. 시종일관 담담한 시선으로 묘사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관객들로부터 감동을 끌어낸다. 이들의 활동과 교육, 한국 국민들의 후원으로 일어나는 바세코의 변화들에도 주목한다.

바세코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던 김 교수는 사전 작업을 거쳐 지난 201112, 바세코를 찾아 1차 촬영을 하기에 이른다. 1차 촬영분은 CTS기독교 방송의 ‘7000 미라클-열방을 향하여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여 화제를 모았으며 이후 국민들의 후원이 빗발쳤다.

방송 후 CTS인터내셔널은 바세코 어린이들과 결연을 맺고 1년 간 기독학교를 후원했다. CTS를 통해 모금된 200여 구좌(1구좌 당 월 2만원)1년치인 4800만원의 후원금이 이 지역에 전달됐다. 청주대 총학생회가 이곳을 찾아 45일간 봉사 활동을 전개했으며 청주대 영화학과 학생들이 바세코 청소년 50여명을 대상으로 필름 아카데미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로타리 3740지구 회원들이 제빵 설비와 이동식 차량 구입을 지원해 바세코 주민들이 먹을 빵을 직접 생산해 낼 수 있게 했으며, 조성훈 관장과 홍덕표 충남연와대표의 도움으로 400켤레의 운동화와 글러브 등이 모아져 복싱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지원되는 등 끊임없이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6,8월 두 차례에 걸쳐 현지를 찾아 2차 촬영을 마쳤으며 현재 후반 작업 중이다.

김 교수는 바세코는 인구의 50%가 이슬람교, 48%가 가톨릭이며 개신교인은 2%에 불과한 지역임에도 그 2%의 개신교인들이 이렇게 많은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최근 여러 가지 사건들로 교회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지 않은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는 이렇게 아무런 명예도 없이 봉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선교 전략의 한 방법으로 영상 활용을 적극 강조하는 김 교수는 영상 컨텐츠를 활용한 선교 전략 방안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선교 영상을 제작해 교회 등에 보급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대부분 선교를 이론으로만 배우고 바로 현장 답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답사 전에 영상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그 나라의 상황을 알게 되면 선교에 많은 도움이 된다막연하게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아라>

 

바세코는? 필리핀 마닐라 항구 끝자락에 있는 판자촌으로 주민 수는 10만 여명에 이른다. 바세코라는 이름은 이곳을 드나들던 한 선박 회사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마닐라 도심에서 차로 40여분 거리에 있지만 거대한 컨테이너에 의해 가려져 있어 마닐라 주민조차 잘 모르는 곳이다. 1970년대 무허가 판자촌이 생겼지만 정부는 이곳을 외면했고, 20046000세대가 타 버리는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 그제서야 이곳을 행정구역 안에 포함시킨다. 전기나 수도 시설이 갖춰있지 않고 주민들은 대개 노점에서 과일을 팔거나 공사 현장 노동자들로 일하고 한 달에 약 2000페소(한국돈으로 5만원 정도)를 받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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