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
모던한 인테리어, 고급 카페 부럽지 않아
충북위드드림, ‘행복 나눔 프로그램운영
12월 중순 화가 유승조씨 개인전 개최
벚꽃이 흐드러진 조화 나무, 한쪽 벽을 두른 테이블 바, 레드로 포인트를 준 사다리 선반 마치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카페처럼 보이는 곳, 청주 사천동 남광하우스토리도서관이다.
이곳은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단지에 대한 작은도서관 설치 의무에 따라 남광하우스토리아파트가 생긴 이듬해인 지난해 4월 개관했다. 아파트 101동 지하에 위치해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차단된다. 아파트 입주민들의 숨겨 놓은 보물 같은 공간이다.
3000여권의 책은 어른들을 위한 소설책부터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까지 분야별로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아파트 관리비 중 40여만원이 신간 구입 비용으로 지원돼 매월 3040여권의 책이 보충되고 있다. 아메리카노, 핫초코, 아이스티 등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1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돼 이용자들은 부담 없이 차를 즐기며 책을 읽고, 빌려갈 수도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오전 10오후 6) 운영하며 매니저 주경옥씨가 바리스타와 도서관 업무를 맡고 있다.
모던한 인테리어는 청주 시내의 여느 고급 카페가 부럽지 않다. 도서관 한쪽으로는 엄마와 함께 온 어린 아이들을 배려한 공간을 마련했다. 벽과 바닥에는 안전매트를 깔아 아이들이 벽에 기대거나 바닥에 누워 책을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책장 모서리는 발포모서리보호대 등으로 꼼꼼히 감싸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테이블 바에서는 컴퓨터를 할 수도 있다. 게임을 하려는 아이들의 자리 쟁탈전이 치열해 컴퓨터 사용은 19세 이상으로 제한을 뒀다.
이석봉 아파트 관리소장은 작은도서관이 단순히 문고의 역할만 한다면 너무 딱딱하다고 생각해 북카페로 오픈하게 됐다아마 작은도서관 중 북카페는 저희가 처음 시도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요일과 화요일, 이곳은 상담소로 변신하기도 한다. 아파트 입주민인 초등학교 교사 김미자씨가 학생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고 수학 공부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주로 초등학생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아 학업이나 교우관계 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는다. 학생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이다.
이곳에서는 이달 초부터 행복나눔 재능기부공동체인 위드드림 충북지부가 지역민을 위한 행복 나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까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우리 아이 응급상황 대처하기(1114·이지희 청주 굿모닝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우리 아이 집중력 높이는 그림 공부(1121·이제호 작가)’ 등 두 차례의 강연이 있었으며 오는 28일에는 최종성 원장(청주 모태안여성병원 소아청소년과)엄마들이 궁금해 하는 신생아 및 영유아 육아상담을 주제로 입주민들을 만난다.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는 세밀화 작가인 이제호씨의 책 속의 그림을 만나다원화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충남 부여 출신으로 파브르 식물 이야기등의 삽화를 그린 이 작가의 식물 그림들이 원화 그대로 선보였다.
이경호 위드드림 충북지부 기획실장은 아파트 입주민 중 위드드림 회원분이 계셔서 이곳에서 먼저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참석하시는 분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이곳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3개월 동안 강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도서관에서는 자체적으로 공예 강좌를 여는 등 프로그램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12월 중순에는 화가 유승조씨의 개인전이 열려 3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 소장은 단지 내 주부들에게 더 많은 지식과 생활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강좌를 많이 열 것이라며 현재 하루 평균 15명 안팎의 입주민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계시는데 더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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