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머피의 법칙' - 자금력 막강한 외국인 수익률 32.1%, 기관은 7.5%

올해도 개인들은 주식시장의 '패배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25개 종목 중 24개가 연초 또는 상장 당시보다 주가가 내렸다.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가 7317억원으로 가장 컸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연초 167000원에서 현재 64500원으로 61.0% 추락했다.

40% 이상 주가가 급락한 종목은 삼성엔지니어링 외에도 GS건설(-47.6%), 현대상선(-52.1%), STX팬오션(-83.8%) 3개나 됐다. 대략 5개 중 1개꼴로 반토막이 난 셈이다.

개인 순매수 2위인 LG디스플레이(-18.4%)3, 4위인 KODEX 레버리지(-4.7%), KT(-11.1%) 등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25개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셀트리온(46.4%) 하나뿐이었다.

올해 신규 상장된 현대로템과 NHN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23개 종목의 연초대비 평균 수익률은 -25.1%로 집계됐다.

현대로템과 NHN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5.0%-35.5%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개인 순매도가 집중된 종목은 대체로 올랐다. 개인 순매도 상위 25개 종목 중 연초보다 주가가 내린 종목은 기아차(-1.1%), 삼성물산(-5.8%), LG(-2.2%) 등 세 개에 그쳤다.

개인 순매도 1위였던 SK하이닉스는 연초 대비 42.3% 상승했고, 엔씨소프트(63.1%)와 서울반도체(61.4%) 등도 주가가 많이 올랐다. 개인은 NAVER[1630억원 어치 순매도했지만 주가는 223.4% 급등했다.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른 모양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올해도 선전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5개 종목 중 연초보다 주가가 내린 경우는 7개에 불과했고, 기관 역시 순매수 상위 25개 종목 중 17개의 주가가 올랐다.

연초 대비 수익률을 비교 가능한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외국인 32.1%, 기관 7.5%로 외국인이 우세했다. 올해 하반기 외국인들이 역대 최장기간 '사자' 행진을 벌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올해 개인들이 손실을 보게 된 것은 삼성전자 쇼크, 양적완화 축소논란 등으로 변동성이 강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정보력과 자금력에서 절대적인 열세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항상 연초에는 희망적 전망이 나오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결과적으로 기대와 달리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시장에 대한 신뢰 약화로 이어져 자본투자업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증권사 분석 리포트 등에 대한 신뢰도 너무 떨어졌다"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철저한 고객 관리로 신뢰를 회복해 (증시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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