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맞아 신보고서 나와

1964년 당시 루서 테리 미국 공중위생국장이 흡연의 폐해를 처음으로 지적한 ‘테리 보고서’를 발행한 지 50주년을 맞아 현 공중위생국장 명의의 새 보고서가 나왔다고 AP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과거 ‘테리 보고서’는 흡연이 유별할 수 있는 질병으로 폐암에 초점을 맞췄지만 새 보고서는 폐암 외에 2형 당뇨와 류머티즘, 발기 부전, 노년 실명을 가져오는 시력 감퇴, 간암, 직장암, 선천성 입천장파열을 추가했다.
테리 보고서는 남녀 구분없이 흡연이 폐암과 사망률 증가와 주된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 데 그친 반면, 새 보고서는 흡연이 가져올 수 있는 각종 질병과 세부 통계를 싣고 있어 훨씬 상세하고 무시무시하다.
특히 담배가 폐암 등 각종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과거 보고서와 달리 새 보고서는 처음으로 ‘이들 질병의 원인’이라고 명시적으로 지목했다.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기준으로 50년간 흡연 관련 질병으로 숨진 사람들은 2080만여명으로 역사를 통틀어 전쟁터에서 사망한 이들보다 10배나 많고, 간접흡연으로 폐암이나 심장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이들도 250만명에 이른다.
또 새 보고서는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25배나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1959년에는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7배 높았다. 그러나 2010년에는 흡연 여성이 비흡연 여성에 비해 폐암 걸릴 확률이 종전비율보다 10배가량 많은 25배나 높아졌다.
남성의 경우 이 확률이 2배가량 높아졌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최근 들어 급격히 높아진 것은 담배의 진화 때문이다. 특히 필터가 바뀌면서 이 확률이 높아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오늘날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고 남성 흡연자나 여성 흡연자나 사망 위험은 같다.
다행히 흡연율이 줄면서 1년에 새로 폐암 진단을 받는 사람 수는 남성과 여성 각각 3%, 1%씩 줄고 있다.
50년 전 보고서는 “남성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심장병으로 더 많이 죽지만 흡연이 심장병의 원인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진단했지만, 새 보고서는 “35세 이상 흡연자 중에서 폐암보다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신판 보고서는 또 간접흡연이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고, 지난 20년간 10만 명의 아기가 부모의 흡연 때문에 유아돌연사증후군이나 미숙아 합병증, 저체중으로 목숨을 잃었다고도 전했다.
흡연을 하면 10년 이상 수명이 줄지만 담배를 끊으면 위험도가 낮아진다며 빨리 끊을수록 좋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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