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의 소금입니다//항상 짜게 남아 있으리니/쓰라림을 참아야 하고/그래서 편한 날이 없습니다//나는 당신의 호수입니다//항상 고요하게/푸르게 깨어있어야 하니/쉴 틈이 없습니다//사랑은 고달파도/아름다운 소금 호수라고//여기/소금 호수에 와서//다시 듣는 기쁨이여”
(이해인 시 ‘소금 호수에서’ 전문)
소금을 주제로 한 대한민국 최초의 시집 ‘소금시’가 발간됐다.
1960년대에 등단한 걸출한 원로시인부터 지난해 갓 문단에 이름을 알린 신예시인까지 모두 193명(시인 164명, 시조시인 29명)이 오직 ‘소금’을 주제로 쓴 시들이 담겼다. 유안진·오세영·이건청·유자효·노향림·김명인·김광규 시인 등이 참여했다. 시인이 자신의 창작 혼을 살라 써낸 시들은 궁극의 맛을 위해 자신을 사르는 소금을 닮았다. 한 편 한 편마다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돌을 던진다.
책을 엮은 시와소금 관계자는 “무수한 써레질로 빚어낸 소금의 결정, ‘소금시’는 잘 여문 모국어의 성찬”이라며 “소박하고 정갈한 시집을 통해 따뜻한 나눔의 시대를 열어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나무아래서. 227쪽. 1만5000원.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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