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200명 신청…93명 수용
충북도내에서 정년을 다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나려는 교사들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예산부족으로 ‘명퇴 합격률’이 바늘구멍이어서 명퇴도 재수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공·사립학교 교원 200명이 2월 말 실시 예정인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재직기간 20년 이상에 정년까지 1년 이상 남은 교사가 신청 대상이다.
도내 상반기 기준 명퇴신청 교사는 2009년 56명, 2010년 75명, 2011년 109명, 2012년 142명, 2013년 174명 등 계속 증가 추세다.
올해 신청자의 현황을 살펴보면 중학교 교사가 9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등학교 교사 67명, 초등 교사 35명 등이다.
신청 사유별로는 건강상 이유가 55%(110명)로 가장 많았으며 개인사정 12%(24명), 제2인생설계 11.5%(23명), 노부모 봉양 10.5%(21명), 후진양성 5%(10명), 교직부적응 2.5%(5명), 가족간병 1.5%(3명), 가정사정 1.5%(3명) 순이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69명(84.5%)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28명(14%), 40대 3명(1.5%) 등이다.
이처럼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느는 것은 업무량이 늘고 교원능력평가가 도입되면서 근무 강도가 높아진데다 학생인권 조례, 학교폭력 등으로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도 더욱 어려워진 게 근본적인 원인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가시화되면서 손해 보기 전에 목돈을 챙겨 나가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명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해 신청교사 중 절반 이상이 명퇴를 못하는 ‘명퇴 대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명퇴교원을 위해 134억원의 명퇴수당 예산을 세웠지만 올해는 67억4000만원만 책정, 명예퇴직이 가능한 인원이 크게 줄었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174명의 명퇴 신청자 전원을 수용했지만, 올해는 신청자 중 절반도 채 되지 않는 93명만 명퇴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본 예산에 교원 명예퇴직 수당으로 42억4000만원을 반영했으나 명퇴신청자를 최대한 수용키 위해 25억원을 추가로 확보, 그나마 절반 가까운 인원이 명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청주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지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연금법이 개정된다는 소식에 명퇴를 서두르는 교사가 늘고 있는 것 같다”며 “상당수가 거부당할 처지여서 명퇴도 재수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지영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