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기 금산군 행정계장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없을 뿐만 아니라 따분하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일은 어디에도 없다. 설령 있다 해도 그리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을 지켜보면 이런 일은 정말이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야. 이런 허드렛일만 하는 것은 시간 낭비야. 매일 똑같은 일만 되풀이하다보니 정말 짜증나.
이렇듯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힘들고 회사에 대해서도 불평불만으로 가득하다. 사실은 마음속으로 ‘어딘가에 나에게 딱 맞는 일이 있을 거야. 다만 지금은 단순히 그걸 찾아낼 수 없는 것뿐이야’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이리저리 살펴보면,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자신이 불행하게 느껴진다. 마음도 초조해진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멈추어 서서 곰곰이 생각해 보라. 자신에게 100퍼센트 맞는 일이 어딘가에 굴러다니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 주변에는 자신에게 딱 맞는 직업을 발견했을 때 뭔가 삐리릭 하고 신호가 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릴 적부터 동경하고 있던 일을 찾아 직장에 취직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친구가 멋져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런 경우는 실제로 극히 드물다.
‘좀 더 나은 직장이 어디엔가 있을 거야. 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일이 어딘가에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주변을 기웃거리지만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딘가 다른 곳에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소홀히 하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왜냐하면 과거에 나도 그랬으니까. 그러나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이란 어쩌면 환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이리저리 아무리 찾아 헤맨다 해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분은 이미 그 답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방황의 소용돌이 속에 서 있다면,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지금 하는 일에 단순하게 접근하여 전심전력 해보기를 권한다. 단순한 작업을 묵묵히 반복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져 뇌에서 세로토닌이 분비 된다. 반면에 하기 싫어하거나 마지 못해서 하는 일, 일하면서 딴 생각을 하며 하는 일에서는 흥미를 느낄 수 없다. 오로지 일 그 자체를 반복해야 한다. 여러 복잡한 생각이나 고민을 떨쳐버리기가 그만큼 쉬워지기 때문에 어느새 즐거운 상태가 되어 간다.
이것은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얼핏 보기에 고통스러워 보이는 작업도 담담한 마음으로 묵묵히 반복하다 보면, 편안한 느낌을 얻어 즐거운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식당에서 접시를 닦고 주방에서 음식을 나르는 단순 작업도 처음 시작할 때는 지루하다고 생각되지만, 일정한 리듬으로 묵묵하게 일하다 보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즐거운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즐거운 상태, 즉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상태가 되면 지금 이 순간의 감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회사원이든 공무원이든 개인 사업을 하든 농사를 짓든 지금 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해보아라. 직장생활을 한다면 가장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 되어 보라. 근무 시간에도 열과 성을 다하여 일에 몰두하라. 대가를 바라지 말고 일하라. 이것저것 잔머리 굴리며 재지 마라. 절대로 불평불만 하지 마라. 일을 마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직원이 되어라. 최고의 노력을 경주하라. 고통스럽고 최선을 다한 만큼 얻는 것이 많고 능력이 향상된다. 일이라는 것은 정성을 들이면 무슨 일이든지 즐거워지는 법이다. 눈 딱 감고 몇년만 인내해 보라. 다른 사람들 눈에는 바보처럼 보일 것이다. 남의 떡이 커보일지 몰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일하라. 일하는 과정이 즐거워질 것이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 노력이라는 건 무리가 따르게 마련이다.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언젠가는 힘이 빠지게 되어있다.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즐기면서 한다면 힘빠지는 일이 없다.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지치지 않는다. 즐긴다면 언젠가 거기에서 재능이 싹튼다. 청소를 하든 접시닦기를 하든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즐기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재능이다.
사람은 누구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천부적인 재능이란 무엇인가· 바로 어떤 일에 푹 빠져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잊을 만큼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은 성공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내면과 외면이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 되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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