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목표 304병상 증축...총 630병상 갖춰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청주의료원'은 협소하고 낙후된 시설로 이용객이 없어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때가 있었다.
 
그런 청주의료원이 지난 2011년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326병상, 24개 진료과, 45명의 의료진을 포함한 450여명의 의료 인력이 가동되는 대형병원으로 거듭났다.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다. 진료과목과 의료진 수, 깔끔한 병원 실내 등이 여느 종합병원 못지않게 바뀌어져 있다. 

청주의료원은 구입물품에 대한 경쟁 입찰 정책을 적극 수용, 경쟁 입찰 시행률을 두 배로 늘렸고 내과 등 3개 전문과목 우수 인력을 충원했다.

또 응급실 기능도 확대·강화하여 응급의학과에 전문의 2명을 배치하는 등 응급서비스 개선노력으로 전문의 당 의료수익을 10억원 이상 벌어들였다.

그 결과 지난해 복지부의 ‘지역거점 공공병원 운영평가’ 결과 전국 지방의료원 33곳과 적십자병원 5곳을 포함 총 38곳 중에서 김천의료원과 더불어 A등급을 받았다.

또한 ‘2013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전국 지역응급의료기관 210개 기관 중 1위를 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올해 7월 완공을 목표로 국비(110억)와 도비(110억) 총 220억원이 투입되는 정신병동과  재활전문병원(304병상), 주차장 등을 증축하고 있다. 신규병동이 완공되면 중부권을 넘어 전국 최고 단위의 정신질환과 재활전문병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런 결과엔 유능한 지휘관이 있어야만 가능했을 것이다. 때론 고독하고 외로웠을 사람. 바로 청주의료원 윤충(72·청주시 흥덕구 흥덕로48·043-279-0111)원장이다.

일반외과전문의인 윤 원장은 1942년 경북 칠곡 태생으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의학박사)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장과 의무부총장 겸 경희의료원장을 지낸 의료계 원로다.
 
그는 지난 2011년 9월 12대 청주의료원장에 취임했다. 취임이후 의료원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보완책을 강구했다. 또, 간부회의시간을 줄이는 대신 업무목표에 대한 ‘5분 브리핑’을 통해 업무효율성을 극대화 시켰다. 메모광인 윤 원장의 의사가운 왼 쪽 주머니엔 항상 수첩이 들어있다.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은 지시가 10%, 확인은 90%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군복무(군의관) 시절 ‘지시 후 확인’이 몸에 배어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며 “처음엔 나이 많은 원장의 가벼운 잔소리로 생각했던 일부 직원들도 이젠 지시사항에 대해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청주의료원은 윤 원장을 비롯한 전 직원 모두가 의료원의 흑자 경영과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사실 저렴한 진료비를 받는 공공의료기관이 흑자를 낸 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예전의 낙후된 시설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에 윤 원장은 “청주의료원의 낮은 인지도와 예전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인복지관과 교회를 돌며 건강강의를 한다”고 밝혔다.

취미와 특기가 ‘병원 일’이라는 윤 원장은 가족과 떨어져 지낸지도 햇수로 4년 째 다. 의료원 근처 작은 아파트에 홀로 거주하는 독거노인 윤 원장에게 “외롭진 않으냐?”는 물음에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어 오히려 편하고 일하기엔 최고”라고 할 정도로 ‘쟁이’다운 열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올해 8월 말, 퇴임을 앞둔 윤 원장은 ‘양질의 적정진료를 행하는 친절한 병원’을 목표로 오늘도 수첩을 들고 의료원을 순회한다. 

가족으로 부인 문행자(70·전 서울을지병원안과과장)씨와 일종(개인사업), 운종(카타르왕립대교수) 형제가 있다. <조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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