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상 충북지방경찰청 수사과장

‘기관장도 속은 가짜 굴비 맛…한정식 업주 적발’, ‘되살아난 ○○ 해장국의 악몽, 10년간 죽은 소 등을 밀도살 판매한 도축업자 검거’,‘중국산 부세, 법성포 굴비로 속여 판 업주 검거’,‘못 믿을 축협, 유통기한 지난 소고기 사용’,‘염소·개 수천마리 불법도축 유통 일당 덜미’
위에 적시한 내용들은 지난 해 충북경찰이 불량식품 단속을 하면서 언론에 보도 되었던 기사 제목들이다.‘박근혜 대통령 취임’이후 4대 사회악 중 하나로 지목된‘불량식품 근절’이라는 대명제를 수행하기 위해 충북 경찰은 청주에서 이름난 맛집으로 꽤 알려진 유명 한정식집 단속을 신호탄으로 각 서에서 도민들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사건들을 단속하였다.
단속 초기에‘식약청·지자체 등에서 주관해야 하는 것을 왜 경찰이 하는 것이냐에 대한 내부 비판적인 시각’,‘단속 인원 부족’,‘단속 전문성 부족과 실적 압박에 따른 부담감’,‘살인이나 강도·절도 등 체감치안에 직접 관계된 사건 수사에 소홀해 질 가능성’등 다양한 불만 속에서 시작되었던 것은 한 사람의 경찰관으로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다.
또한 많은 국민들이 4대 사회악에 왜 불량식품이 포함될까에 대한 논란과 함께 불량식품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사람의 추억을 짓밟고 학교 앞 영세 상인 등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는 등의 비판적인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도도 되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쫀드기, 문어발, 달고나 같은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는 내용 등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경찰이 집중 단속하여 근절하고자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영세상인들이 판매하는 것들이 아닌 중국산 납 꽃게, 중국산 혼합양념으로 만든 거짓 태양초 고춧가루 등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들과 고무줄 늘리듯 유통 기한을 제멋대로 바꾸거나 비위생적인 생산 시설에서 버젓이 영업하는 악덕 유통업체들이다. 즉 우리의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대규모 유해식품 제조를 엄단하고 유통을 막아 결과적으로 먹거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목적이 있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 지난해 충북경찰은 위해식품 제조·유통·판매사범, 원산지 허위표시 사범, 무허가 도축·병든 가축 판매 사범 등 모두 72건에 130여명을 검거하는 양적인 실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숫자상의 실적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특히 불법 도축이 성행, 폐업 위기에 몰렸던 충북지역 염소 도축장들은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기사회생하기도 하였다.
실제적으로 충북에는 전국의 염소 도축장 5곳 가운데 3곳이 있는데 지난 해 5월 불법 염소 도축 검거 사례가 보도된 이후 그 이전 해 같은 기간 도축 양과 비교하여 23배가 늘어나기도 하는 등 불법·음성적으로 행해지던 도축 사례 등이 양성화 되는 효과 등 도축업체들이 활로를 찾기도 하였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량식품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은 물론
외식업체 및 유통업체에 대한 자정 교육을 병행하고, 제도적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즉, 불량식품 판매로 적발 되어도 약한 처벌 규정으로 말미암아 동일한 형태의 위반사례가 반복되고, 적발 위주의 감시·단속 수행만으로는 불량식품 발생 억제에 어려움이 있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찰 등 관계 기관만이 아닌 국민 전체가 먹을거리에 대한 상시 감시자가 되고, 불량식품 안 사먹기, 불량식품 안 만들기 등 인식과 행동을 바꾸어 안전한 먹거리 문화운동을 전개해 나아감으로써 “안전한 충북, 행복한 도민”이 될 수 있도록 다함께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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