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근  (주)충남고속 기획실장

얼마전 시외버스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워크숍이 전국버스연합회 부설기구인 한국운수산업연구원 주최로 과천에서 열렸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날로 급증하는 자가용과 대체교통수단인 KTX, 도시철도 등 교통수단의 지속적인 발달로 사양산업이 되고 있는 대중교통의 버스이용 실태를 심도있게 다뤘다.
그리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수송수요 기반축소로 대중의 발을 자처하는 시외버스 이용승객이 날로 감소하고 있는데 따른 대응전략이 논의됐다.
버스는 국민 10명중 4명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거미줄 같이 연결된 버스노선을 따라 전국에 걸쳐 4만4300여대가 사통팔달 국민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운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전국버스(고속포함) 이용 수송실적은 56억7100만명으로 한때 전성기였던 1990년도 81억4500만명에 비해 20년동안 이용승객이 30.4%가 줄었으며, 특히 시외버스는 무려 74%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경유값은 리터당 182원이였으나 지금은 1650원으로 무려 800%나 인상됐으며, 자동차 등록대수도 2000만대를 눈앞에 두고 있어 마이카시대의 경제성장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런 반면에 시외버스의 차량대수는 2010년말 24.8%나 줄면서 이용 승객의 지속적인 감소 추세로 버스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같은 실정에 놓인 시외버스 운송사업자도 옛 명성을 되찾으려면 과감히 낡은 것은 버리고 이용자의 높아진 소득수준에 맞춰 차량의 고급화와 대중교통을 선호하도록 획기적인 서비스개선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용자 편의의 승차권 전산발매(홈티켓발행) 확대와 인터넷을 통한 정확한 버스운행 정보(출발시간,요금,잔여좌석 등)를 제공하고, 운행시간을 준수해 편안한 수송으로 고객모시기에 전력투구 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 쳐도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4,128Km를 연장하는 철도망 구축계획에 맞서야 하는 민간기업으로서는 시외버스의 앞날이 더욱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오랜세월 국민과 더불어 애환을 함께해 온 대중교통의 생존을 위해 고속도로 일부 전용차선제를 확대하고, 정기적으로 매일 운행하고 있는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과 면세유 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버스를 지원하는 것은 기초생활교통을 튼튼히 하는 길로 교통복지 패러다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노후된 시외버스터미널을 쾌적한 환경으로 바꾸고 고유가 시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자가용의 비싼 기름대신 편리한 버스이용을 유도하도록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늘어나는 자가용 승용차의 교통수요를 감당키 위해 도로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이제는 비효율적이다. 도로 1Km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이 평균 220억원으로 투자비에 비해 개선효과가 미약한 이 막대한 돈을 버스 등 대중교통에 쓰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본다.
온종일 이어진 워크숍이 끝나 혼자 자가용을 타고 오면서 불연듯 머쓱해진 자신을 돌아보며, 다음 주중에는 꼭 시외버스를 타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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