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기억력 증진 효과 이용 의약품 개발·시험 단계 돌입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이 기억력 증진, 뇌세포 파괴 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면서 카페인 효능을 이용한 신약 개발 움직임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카페인이 각성 효과를 넘어서 기억력 증진 효과가 있으며 뇌세포 파괴도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한 움직임이다.
과학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린 한 보고서는 커피 2잔에 함유된 것과 같은 분량인 200㎎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변환시키는 능력을 강화해 준다고 밝혔다.
하루 2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 나온 보고서에 의하면 커피를 마시면 정신적으로 건강한 여성이 단어 선택 능력을 계속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 효능에 관한 연구결과가 이어지자 일부 업체들은 카페인 효능을 응용한 의약품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일본 제약사 쿄와 하코 키린사는 지난해 커피를 이용한 파킨슨 치료약을 개발, 일본내 승인을 거쳐 미국에서 시험에 들어갔다.
과제는 두통이나 화냄, 초조함과 같은 부작용없는 치료약을 만드는 것이다.
장판천 미 보스턴의대 신경학과 교수는 “카페인이 인지 능력에 큰 효과가 있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카페인의 이러한 효과를 이용한 의약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60개 이상 식물에서 발견되는 카페인은 인체에 흡수되면 신속히 뇌에 들어가 뇌의 브레이크 시스템 역할을 하는 아데노신의 활동을 차단함으로써 정신이 명료해지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카페인의 효과를 신약 개발로 연결시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매출 기준 미국 제2의 제약업체인 머크는 마지막 시험단계에서 효과가 없자 지난해 카페인을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다.
일본의 쿄와사도 자체 개발한 카페인 관련 의약품을 미국시장에 내다 팔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카페인 효과를 40년 이상 연구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베르틸 프레드홀름 교수는 “값싸게 이용할수 있는 카페인보다 의약품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부작용없이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판천 교수는 지난해 프레드홀름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보고서에서 “최소 5건의 대규모 조사 결과 카페인을 더많이 섭취할수록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며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규칙적인 카페인 섭취가 신경세포 손실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프레드홀름 교수는 카페인 효능을 의약품으로 개발하는 길은 쉽지 않지만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장판천 교수는 “신경세포 보호를 위해 노인들에게 계속 커피를 마실 것을 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페인에 대한 각 개인의 반응은 달라 카페인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근심, 우울증, 불면증, 메스꺼움, 떨림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수 있다.
프레드홀름 교수는 이와 관련, “커피나 차를 전혀 마셔서는 안 되는 사람도 있고 많이 마셔도 문제가 없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체질에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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