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치료실·장애인 전용 컴퓨터실·독서실 마련일대일 학생 학습도우미 선발강의내용 대필·보충수업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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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교에 다닐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올해 충북대학교에 입학한 오경석(22·소비자학과)씨는 하반신이 마비돼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지체장애인이다.
장시간 앉아있기도 불편한데다 볼펜을 쥐고 필기하는 것조차 불가능해 고교 졸업 후 더는 공부를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그러나 충북대학교에 입학한 뒤 장애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으면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오씨는 "수시로 누울 수 있는 침대가 있고, 휠체어가 들어갈 독서실이 있어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라며 "대학에 오고 나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오씨와 대학 동기인 김상우(20·수학과)씨도 마찬가지다.근력이 점점 저하되는 일명 '근디스트로피'를 앓고 있어 대학생이 되는 건 그저 희망사항일뿐이었는데, 센터의 배려로 당당히 대학 강의실에 앉아 20여명의 동기들과 함께 수업을 듣게 됐다.

이 센터는 지난 2005년 이 학교 엄기선 의과대학 교수의 제안에서 시작됐다.장애를 가진 딸이 캠퍼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작은 쉼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조성한 공간이 이후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규모가 커졌다.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컴퓨터실과 독서실, 각종 기구가 갖춰진 재활실은 물론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 누울 수 있는 침대까지 장애인에게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췄다.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 가운데 도우미를 선발, 강의내용을 대필해주거나 일대일 보충수업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을 마련, 큰 호응을 얻고 있다.학부모 대기실에서 두 학생을 기다리던 어머니들은 "일단 한 학기만 다니겠다는 목표로 들어왔는데, 그야말로 별천지가 따로 없다. 무엇보다 아들의 표정이 밝아진 게 가장 큰 수확"이라며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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