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석

거기
보살사에 가서 보아라
여름내 뒤척이던 바람
솔숲으로 몰고 와
맑게 합장하는 풍경 소리를
그렇게 몸 바래며
끝없이 높아간 하늘을
또 보아라
한세월 무성하던 이파리
곱게 물들여
희디흰 물살로 떠 안고 가는
석간수를, 뿐만이랴
버릴 것 다 버리고

뿌리 하나로 겨울로 가는
밑바닥의 온갖 것들을
보아라. 그리하여 그 위로
향기처럼 스미는
부처님의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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