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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모르는 봉사활동으로 고향 향한 그리움을 잊는다”
“남 모르는 봉사활동으로 고향 향한 그리움을 잊는다”
  • 박호현
  • 승인 2014.05.14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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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청양군 영남향우회



연령·직업군 다양… 봉사방법도 각양각색
눈에 띄는 단체봉사보다 개별 봉사 위주로
학생들에 장학금 전달… 다문화가정 지원도
두번째 목요일 열려 ‘두목회’… 진한 결속력

먼타향 땅에 뿌리내리고 살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활동으로 향수를 달래는 향우회가 있어 여타 향우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재청양군 영남향우회’가 바로 그곳이다.

30여명의 영남향우회 회원들이 청양에 뿌리내리게 된 사연도 구구절절하고, 직업도 다양하지만 청양군내 10개 읍면에 흩어져 각자 나름대로 생업에 충실하면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에서야 하나 둘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는 향우회가 자체적으로 눈에 띄는 봉사활동에 나서는 게 아니라 대부분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의 회원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각기 지역에서 암암리에 남을 돕는 경우가 많은데다 자신들의 선행이 알려지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혹여나 일부 지역민들로부터 ‘객지사람들이 잘난 채 설치고 다닌다’는 오해를 사지나 않을까 해서다.

이 때문에 향우회원들의 봉사활동은 대개가 선행이 이뤄진 한참 후에야 알려지거나 몇 년이 지나서도 주위에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이들의 활동이 하나둘씩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영남향우회는 청양군이 200억원을 목표로 조성하고 있는 ‘청양사랑인재육성장학금’ 모금 구좌에 벌써 4년째 일정액을 기탁하고 있지만 지금껏 비공개로 입금을 해왔다.

회원들의 봉사활동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농기계 보급 및 수리업을 하는 김모씨는 수년째 노인들만이 사는 가구의 농기계수리를 무료로 해주는가하면 독거노인 가정이나 경로당 등에 수시로 간식을 사다 나르기도 해 노인들로부터 인기가 높지만 최근에야 주민들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김씨의 부인은 지역의 부녀회장직을 맡아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지역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예비군중대장을 맡고 있는 또 다른 김씨는 지난 10년 가까이 지역에서 생활형편이 어려운 초·중·고교생들에게 남모르게 장학금 및 생활비를 지원해온 사실이 최근에야 알려지기도 했다.

국내 굴지의 식물원을 경영하는 이모씨는 군내 각종 사회단체에 가입해 묵묵히 활동하면서 이들 단체를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문화가정 가족들에게 식물원을 무료로 개방하는 등 소리 소문 없이 봉사활동을 해온 지역의 숨은 봉사자다.

이밖에 음료 제조업 및 대리점을 하는 김모·정모 회원은 지역 행사장 및 경로당 등에 단골로 음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요양원을 운영하는 손 원장은 봉사활동에 베테랑급이다.

향우회 회원들의 봉사 대상에 대해 특별히 정하지는 않는다.

매월 한차례 모임 때마다 지역 정보에 빠른 몇몇 ‘정보통’ 회원이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딱한 사정이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전하게 되는데 후일 알고 보면 누군가가 나서 소리 없이 이들을 도운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처럼 회원들은 늘 자신들의 선행이 외부에 알려지거나 칭찬받기를 좋아하지 않고 조용히 뒤에서 돕기를 바랄 뿐이다.

그저 이들이 바라는 건 토막이 주민들과 반목하지 않고 잘 어울려 지내면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각자 제 역할을 하며 오붓하게 사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창립돼 올해로 5년째를 맞는 영남향우회는 당초 회원 수 10여 명으로 모임을 시작했으나 모임취지에 공감하는 향우들이 계속 불어나면서 전출 등으로 청양을 떠난 사람들이 많음에도 현재 회원이 31명에 이르며, 앞으로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장 이동 등으로 부득이 청양을 떠나게 된 회원들도 향우회에서 있었던 일들을 못 잊어 수시로 연락하면서 우정을 이어가는 등 회원들간의 우의도 돈독하다.

영남향우회는 ‘두목회’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그 애칭을 처음 듣게 되면 언뜻 조폭들의 모임은 아닌가 의아해하기도 하지만 그 뜻이 ‘향우회의 모임이 매월 두 번째 목요일마다 열린다’는 뜻임을 알고는 더욱 친근감을 가진다.

억센 경상도 기질에다 말투가 거칠게 느껴져 간혹 토박이 주민들로부터 엉뚱한 오해도 받지만, 속내를 감추지 않는 시원스런 성격들이라 모임의 결속력도 꽤나 강하다.



 

 

“회원들 봉사는 ‘왼손 모르게’ 합니다”

“아직 향우회 차원에서의 봉사실적이 미미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재청양군 영남향우회’ 이재규(사진) 회장은 향우회 회원들의 선행에 대해 말을 아낀다.

이 회장은 초대 김태근(전 청양군보건의료원장) 회장 및 2대 박호현(동양일보 청양담당 부국장) 회장에 이어 영남향우회 3대 회장을 맡고 있다.

무골호인 타입의 이 회장은 “회원 개개인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남에게 내세우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소리 소문 없이 지역사회 봉사에 나서고 있어 향우회에서도 이들의 활동을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회장은 “아직 향우회의 기틀이 자리 잡지 않았고, 회원 각자가 생업에 바쁘다 보니 생각은 많지만 실행에 옮겨진 건 그리 많지 않다”며 재차 겸손해했다.

영남향우회는 현재 생각보다 회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향우회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설 것을 고려중이다.

이 회장은 “앞으로 회원들의 중지를 모아 향우회 스스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향우회에서도 보람을 느낄만한 일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매달 한차례 갖는 향우회 모임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어 회원들 모두가 월례회를 기다린다.

향우회에 들어오기를 희망하는 여성 향우들도 많지만 괜한 오해를 불러올까 아직은 여성들의 회원 가입을 보류 중이라고 한다.

경북 안동이 고향으로 18년 전 친지가 사는 이곳 청양으로 와 지금껏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는 이 회장은 평소 주위사람들로부터 텁텁한 인상에 과묵하면서도 정이 많고 예의가 바르다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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