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초등학생들에게 생각의 깊이와 상식의 폭을 넓혀주는 22회 동양일보 만물박사 선발대회가 23일 청주와 충주, 제천, 옥천 등 도내 4개 지역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이날 대회가 펼쳐진 각 지역 대회장은 학생을 응원하러 온 학부모와 교사, 만물박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대회 시작 한 시간 전부터 행사장에 도착해 예상문제를 풀어보는가 하면, 대회가 끝나고 나서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며 도내 최고의 ‘만물박사’가 되고자 하는 뜨거운 의지를 불태웠다.

마지막까지 문제에 집중한 최후의 1인
○…청주 만물박사 선발대회 시험장에서는 이동헌(청주 남성초 5)군이 ‘최후의 1인’으로 남아 마지막까지 문제 풀이에 열중.
이군은 친구들이 모두 나간 뒤에도 꿋꿋하게 혼자 자리에 남아 한 문제 한 문제 천천히 들여다보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군은 “문제를 다 풀긴 했지만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75번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 시험을 다 봐서 후련하긴 하지만 잘 보지는 못한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

근수구왕이 누구야?
○…불교를 받아들인 왕이 아닌 사람을 묻는 97번 문제에 대해 참가자들의 질문 세례.
참가자들은 1번 근수구왕이 근초고왕의 오타가 아니냐며 연신 손을 들고 시험 감독을 하던 자원봉사자들에게 질문. 근초고왕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구수왕이 낯설게 느껴졌던 학생들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근구수왕이 맞다는 설명을 듣고도 어리둥절한 모습.
백제의 14대 왕인 근구수왕은 근초고왕의 아들로 중국·일본과 국교를 맺어 중국의 제반 문물을 일본에 전한 인물.

“내 집처럼 편하게 문제 풀어요”
○…옥천 만물박사 선발대회 시험장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자세로 문제 풀이에 집중.
김지유(옥천 장야초 4)양은 다리를 편하게 쭉 뻗었는가하면, 박미소(옥천 죽향초 4)양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문제에 집중. 이인영·전유진(죽향초 5) 학생은 집에서 공부할 때처럼 엎으려 문제를 풀다 살짝 졸리기도 했다며 멋쩍은 표정.
아이들의 시험을 지켜본 자원봉사자들은 “자세야 어떻든 옥천과 보은, 영동에서 만물박사가 나오면 더 바랄게 없다”고 피력.

만물박사를 향한 깁스 투혼
○…다리를 다친 한 여학생이 깁스를 한 채 제천 만물박사 선발대회장에 나타나 시험을 치르는 투혼을 발휘해 눈길.
얼마 전 계단에서 넘어지며 오른발에 깁스를 한 이도현(제천 의림초 6)양은 절뚝거리며 시험장인 제천체육관에 도착, 불편한 자세에도 악전고투 속 문제 풀이.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른 뒤 이양은 “큰 불편함은 없었으나 시험문제가 생각 외로 어려웠다”고.

만물박사와 함께 18년
○…제천지역 어머니들로 구성된 충북적십자회 ‘명심봉사회’가 올해로 18년째 만물박사 선발대회 자원봉사를 이어가 화제.
명심봉사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은 시험시작 2시간 전 제천체육관에 모여 시험장 곳곳을 청소하는가 하면, 시험 중에도 어린이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
이들은 또 시험을 마친 아이들에게 동양일보 제천본부가 후원하는 빵과 음료수 등을 나눠주며 격려.

일찍 시험보고 싶어서…
○…한 학생이 시험 시작 2시간 전부터 시험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는데….
이날 낮 12시께 옥천체육관을 찾은 김유민(보은 삼산초 5)군은 시험장 밖에서 2시간여 동안 만물박사 책을 읽으며 시험을 준비. 내내 초조한 모습으로 옥천체육관을 돌아다니던 김군은 시험장에 입장하자 안도의 한숨.  
김군은 “다른 학생들보다 늦게 만물박사 시험 준비를 했다”며 “시험장에도 늦게 도착할 것 같아 시험시간보다 일찍 왔다”며 웃음.

언니 힘내요!
○…만물박사 시험에 참가한 여학생들이 선배를 응원하는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는데….
옥천체육관에서 시험을 마친 4~5학년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2층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시험을 치르는 한 여학생에게 ‘언니 힘내요’라며 응원.
영동에서 왔다는 이 학생들은 홀로 남은 6학년 학생이 불안할까봐 끝까지 남아 응원을 하고 있다는 것.
한 여학생은 “언니가 불안해 할까봐 자리를 떠나지 못하겠다”며 “시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고 싶다”며 함박웃음. 
<취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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