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교육감 당선인…일제고사식 반대
도교육청…일선 학교 만전 당부 공문

속보= 충북 첫 진보 교육감시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취임 전부터 김병우 당선인과 도교육청 간에 엇박자행보를 보이고 있어 사사건건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19일자 1

오는 24일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 김 당선인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실시되는 학업성취도 평가는 충북도내에서 중학교 3학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7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기초학력 미달’, ‘기초학력’, ‘보통학력’, ‘우수학력4단계로 구분해 학생 개인에게 제공된다.

이와 관련, 김 당선인은 18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르는 일제고사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학업성취도 평가 준비 때문에 평일이 부족해 주말 보충수업과 모의고사 시행 등으로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필요한 대상 학년의 표본을 추출해 시험을 치르는 형태로 평가방식(표집평가)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앞으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공개하거나 학교를 서열화하고 평가하는 등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19일 일선 학교에 이번 평가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도교육청은 공문을 통해 학업성취도 평가는 기초학력미달학생의 학습결손 요인을 파악해 개인별 맞춤형 학습클리닉을 통한 처지·보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돼 교육과정 개선 및 행·재정적 지원의 기초자료로 쓰인다며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충북교육청은 5년 연속 학업성취도 평가 1위를 달성 하는 등 다른 시·도교육청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정부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어서 폐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을 김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에 굳이 자료까지 내면서 개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을 뿐더러 일선 학교에 혼란만 부추기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각차는 충북교육감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업무보고를 통해 학업성취도 평가의 당위성을 설명했고, 인수위는 당선인의 뜻과 맞지 않는 보고라며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다음 주 도교육청을 상대로 김 당선인이 내건 주요 공약사항에 대한 이행 계획을 들어보는 자리에서 학업성취도 평가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킬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최근까지 일선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독려했던 것을 갑자기 바꿀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김 당선인과 도교육청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학교 평가 주요지표로 활용되는 일선 학교에선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한 상태다.

인수위 관계자는 김 당선인이 반대의사를 밝힌 것은 학생들이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시험 고통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공부를 통해 신나는 학교생활을 영위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지영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