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물갈이 인사 불안…예산 240억원 편성
충북도내에서 정년을 다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나려는 교사들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명예퇴직 바람이 거세다.
24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8월 말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은 초등 62명, 중등 217명(사립교원 35명 포함) 279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명예퇴직 신청자 68명(초등 19명·중등 49명)에 비해 4배정도 많다.
도교육청은 지난 23일 20년 이상 재직하고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교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번 명예퇴직 신청자 가운데 이기용 전 교육감과 함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시행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5년 연속 전국 최상위권’을 달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화석 도교육청 교육국장도 포함됐다.
충북교원들의 명퇴신청은 해마다 증가 추세다.
명퇴신청이 몰리는 상반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2009년 56명, 2010년 75명, 2011년 109명, 2012년 142명, 2013년 174명, 2014년 200명 등이다.
올 하반기의 경우 첫 진보교육감이 탄생하면서 물갈이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연금법 개정까지 맞물리면서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가시화되면서 손해 보기 전에 목돈을 챙겨 나가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명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또 업무량이 늘고 교원능력평가가 도입되면서 근무 강도가 높아진데다 교권 침해, 학교폭력 등으로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가 더욱 어려워진 것도 원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정부가 연금법 개정을 추진할 의사를 보이면서 ‘연금 삭감’ 등 혹시 모를 불이익을 피하자는 심리가 확산하고 대대적인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명예퇴직 신청자가 크게 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지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연금법이 개정된다는 소식에 명퇴를 서두르는 교사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오는 8월 말 명예퇴직을 시행하기 위해 24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도의회에 반영을 요청했다.<지영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