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렬 충북지도원 교육문화팀



계속되는 취업난과 고용불안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사회를 괴롭히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서비스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업 고용률은 현재 전체 고용 비중에서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경제 성장과 고용을 이끌어 갈 신 성장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업에서 50세 이상 장년층 근로자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은퇴 후 사회보장제도는 아직 미비한데 비해 기대수명의 연장, 자녀세대의 취업난 등이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를 다시 노동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장년층 근로자는 여성, 장애인, 외국인과 더불어 고령 근로자로서 산재취약계층에 해당한다. 이들은 기존에 종사하던 업무가 아니라 새로운 일을 통해 노동시장에 진입한다. 따라서 업무에 대한 지식이나 숙련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청년 인력에 비해 새로운 정보에 대처하는 것이 서툴다. 또한 근력, 유연성, 지구력, 시력, 순간 판단력 등의 신체적·인지적 능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러한 요인들이 사고로 이어지고, 작은 실수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장년층 근로자 수 증가에 따라 산업재해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의 ‘2013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55세 이상 근로자 중 3만1816명에 재해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9.26%가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산재 사망자도 모두 1929명으로 전년 1864명보다 3.5% 늘었다.
산업재해자중 사고 사망자수는 1090명으로 전년(1134명)보다 44명 감소했지만, 질병 사망자수가 전년보다 14.9%(109명) 증가하였다. 장년층에게 직업과 관련해 발생하는 질병은 주로 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계질환 등이 있다. 장년층 근로자일수록 이러한 작업관련성 질병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업무적 요인과 개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발생하는 과정 또한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이에 대해 간과하기 쉽다.
따라서 개인적인 주의에 의존하기보다 우선적으로 장년층 근로자에 친화적인 작업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장년층 근로자는 장시간 근무에 신체적인 부담이 크므로 작업 시간을 줄이고, 야간 근무보다 주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교대 근무에 따른 생체리듬 변화가 늦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작업 속도나 자세도 빠른 동작을 요하는 작업보다 여유를 가지고 편안한 자세로 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낮과 밤 작업 시 빛의 밝기를 600lux 이상 확보하여 부족한 시각 기능을 보완해 주어야 한다. 조명 변화를 최소화 하고 일정하게 유지하며, 작업 초점이 빈번하게 바뀌지 않도록 작업자의 눈과 작업 대상물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좋다. 지시나 표식이 잘 보일 수 있게 크게 제시하고, 위험 신호의 경우 필요에 따라 청각이나 후각 기능을 이용하게 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 청력 기능이 저하되므로 작업장의 소음을 줄이고 음성 교환이 잘 이루어지며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환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는 선진국들은 이미 고령 근로자를 위한 근무시스템을 구축하여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간 제조업과 수출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그 생산성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앞으로 서비스업에 대한 보다 많은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안전보건공단에서도 지난 2월부터 관련 직능단체와 함께 서비스업 재해예방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상반기에 1만3788명의 재해자가 발생해 전체 서비스업 재해자(1만5842명)의 87%를 차지한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 △음식 및 숙박업 △사업서비스업 △건물관리업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교육서비스업의 7개 업종을 중심으로 약 29만 개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재해발생 위험요소에 대한 위험성평가, 안전보건 자료제공, 재해사례 전파 등을 지원하여 서비스업 재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노하우를 가진 장년층 근로자의 활용은 고용 시장 활성화와 사회 고령화 문제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늘어나는 장년층 서비스업 근로자의 안전 확보를 통해 이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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