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기적의도서관 개관 10주년

 

청주 최초의 공공 어린이도서관인 청주 기적의도서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대부분 도서관이 주이용층을 성인과 청소년에 한정짓고 있을 때, 이곳에서는 유아와 어린이를 중심에 놓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서서히 지역 내 도서관의 지형 변화를 이뤄 왔다.
청주 기적의도서관은 지난 2004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본부MBC ‘느낌표프로그램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코너가 함께 진행했던 어린이도서관 지어주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당시 청주시와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가 중심이 된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인 유치운동을 벌였고, 청주 기적의도서관은 6호로 선정돼 지난 2004715일 개관했다. 건축면적 968.53m²의 지상 2층 건물로 도서 45000여권과 비도서 자료 502, 정기간행물 55(2013년 기준)을 갖추고 있다. 1년 열람실 이용자수는 15만명, 대출책수는 53000여건에 달한다.
개관 초기부터 과학 특성화 도서관을 지향하고 있는 이곳은 타 도서관에 비해 높은 비율의 과학 도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채로운 과학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왔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어린이 천문우주과학교실’. 천문우주과학 독서 및 체험 활동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수업으로 충북대 천문대에서 강사로 나선다. 이외에도 현재 어린이과학독서회, 학부모과학독서회, 생활과학교실 등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전국 기적의도서관 중 유일하게 천체투영관을 개관하고 별자리 등을 관측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충북 전 지역으로 확산된 북스타트 운동을 도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곳도 청주 기적의도서관이었다. 지난 2010년 자체 예산으로 북스타트운동을 시작, 영유아 자녀를 둔 100가정을 대상으로 책을 나눠주고, 자원활동가들이 주체가 돼 책놀이 활동을 진행한 것이다. 자원활동가 동아리인 돌멩이국은 현재 기적의도서관에 북스타트를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한 일등공신이다.
민경록 팀장은 부모님들이 어린이 천문우주과학교실을 신청하기 위해 하루 전날부터 도서관 앞에서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북스타트를 홍보하기 위해 직원들이 청주시내 보건소를 찾아다니다가 책 외판원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당시에는 북스타트라는 용어 자체를 생소해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꽤 자리가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년을 기적으로 일궈 온 건 관장을 비롯한 7명의 직원이 아닌 도서관 이용자들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와 어린이들은 스스로 도서관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고 도서관을 그야말로 내 집처럼이용한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어린이 사서단은 팀을 이뤄 열람실의 도서를 정리하기도 하고 영유아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이곳에서 성인 학습 프로그램을 수강한 수료생들도 그대로 도서관의 인적 자원이 된다. 이들은 수료 후 자발적으로 스터디그룹 등을 통해 역량을 다지며 도서관이나 타 기관에서 재능 기부를 한다. 충북대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알강달강’, 지역아동센터에서 독서지도를 하는 도담도담마중물’, 도서관에서 영어동극을 공연하는 레인보우등이 대표적인 동아리들이다. 유관기관들의 협력도 도서관에서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청주시노인복지관의 하하호호어린이동극팀은 매주 화요일 도서관에서 성폭력 예방극을 공연하고, 청주외고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어린이들에게 영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동화책을 읽어준다. 이외에도 많은 기관·단체들과의 네트워킹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청주 기적의도서관은 오는 12일 개관 10주년을 자축하는 판을 벌인다. ‘얼쑤~ 흥겨운 우리 가락과 놀이마당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행사에서는 안지혜 작가의 강연, ‘우리들의 꿈 이야기벽화 만들기, 책 읽는 가족 현판 수여, 극단 청명의 난타 공연 및 체험 등이 진행된다. 공식적인 10주년 기념식은 오는 11월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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