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준 (청주시 안전행정국 안전총괄과장)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자연재해는 예고 없이 다가온다.
예고가 있어도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게 없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되갈수록 자연재해는 인공시설물과 결합해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주곤 한다.
우리 청주시의 경우 향후 단기간 내 제반 안전을 고려하지 못한 채 중부권 대도시로의 도시화가 가속화될 특징으로 인해 재난관리의 필요성은 더 크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과거의 재해예방대책은 비탈면 보호, 배수로와 하천 준설, 수방자재확보, 인력과 장비동원이 전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재해대책은 수시로 급변하는 기상정보에 따른 단계별, 상황별 표준행동매뉴얼을 토대로 한 사전준비태세와 방재기능이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태풍과 홍수, 가뭄, 폭설 등 모든 재난발생시 준비된 방재시스템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재해대책의 패러다임이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바뀌고 있으며 지역마다 예방책도 그곳의 실정에 맞게 조금씩 다르게 변화되고 있다.
서울은 도시화에 따른 빗물 유출 증가로 짧은 소나기에도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까지도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대비책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다.
현재 35만 가구가 반 지하 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저지대 침수예방을 위한 배수펌프시설 수백개가 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우리지역은 강수에 의한 유출이 20%이하로 서울시의 절반정도에 불과해 침수로 인한 주택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다.
농경지 침수피해예방을 위주로 미호천과 무심천변에 24개의 배수펌프장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마치 모두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하듯 배수펌프시설에 높은 의존도를 보여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것은 자칫 자연으로부터 또 다른 역습을 당할 수 있는 환경여건을 제공한 것으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침수피해관련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대부분 인재로 결론 내려지는 것을 우리는 흔히 알 수 있었다.
청주는 농촌과 도시가 하나로 복합된 도·농시다.
집중호우 시 도시지역의 저지대침수피해와 농촌지역 하천급류에 의한 제방유실로 농작물피해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기후변화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그로 인한 자연재해도 다양한 형태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사전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훈련된 도시방재시스템이 가동될 수 있도록 민·관이 혼연일체로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알아야 할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 그 완성도를 높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인위적 환경조성에 대한 대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해에 대한 의식개혁과 안전문화를 정착해야 한다.
작장과 가정의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홍보와 교육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시설물도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아무리 안전한 시설물이라도 위험한 행동으로 다가온다면 그 시설물은 결국 흉기일 뿐이다.
안전을 으뜸으로 삼을 때만이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자연재해 예방과 피해경감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어떤 초현대적 시설이나 제도정비가 아니고 선진의식과 준법정신이다.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소속감을 갖고 지역사랑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자연재해로부터 우리 모두가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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