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세상 - 제과제빵동아리 ‘황금빵’

 

‘황금빵’ 동아리 회원들이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할 빵을 만들고 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임동빈>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코 끝을 감미롭게 맴돈다.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빵을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러운 팥이 사르르 입 안에서 녹아든다. ‘황금빵(회장 김홍기)’ 회원들이 만든 빵이 특별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그 안에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10일 오전 청주시평생학습관 분관 제빵실에 제과제빵동아리 황금빵회원들이 모였다. 이날 이들은 직접 만든 빵 300여개와 음료수를 들고 사회복지시설인 청주 엘림의집과 꽃이피는마을을 찾았다.
황금빵은 지난 2012년 청주시 평생학습관에서 제빵기능사 과정을 수강한 수료생들로 발족했으며, 현재 2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황금빵은 가장 좋은 재료를 황금 비율로 배합해 잘 구워진 황금색 빵을 황금처럼 귀한 사람들이 먹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한 달에 한 번씩 200~300개의 빵을 만들어 충북도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고 있다. 그동안 충북육아원, 희망원, 현양원, 늘푸른아동원, 은혜의집, 성보나의 집, 성심노인요양원 등 10여곳을 방문했다.
평소 공연 관람이 쉽지 않은 이들을 위해 소규모의 공연도 준비해 간다. 마술사 강국두씨가 좋은 취지에 공감해 서울에서 내려와 매직쇼를 선보였으며, 청주시 평생학습관 동아리인 스토리텔링 마술동아리의 최병해·이강선·이계명씨가 선뜻 재능 기부를 했다. 김홍기 회장이 하모니카 연주를 하기도, 회원인 신하순씨와 박진숙씨가 인형극 공연을 하기도 하는 등 회원들이 직접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청주 신율봉어린이도서관에서 동화구연 재능기부를 하고 있기도 한 신하순씨는 인형극을 접할 기회가 없던 분들이라 색다른 재미를 느끼시는 것 같다노래도 같이 부르는데 얼마나 좋아하시는 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든 빵에는 유화제와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다. 재료 구입에도 상당한 신경을 쓴다. 좋은 재료만을 엄선, 배합해 금방 구워낸 빵은 그 맛도 일품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어른들은 주로 단팥빵과 소보로빵을, 어린이들은 크림빵과 커피번을 좋아하는 등 각각의 기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회원 중 4명이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을 취득하는 등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자신들이 정성스럽게 만들어 낸 것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볼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단다.
부회장 노정윤씨는 지난해에는 금요일에 만들어 토요일에 배달하려니 시간이 지날수록 빵이 뻑뻑해져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는 그날 아침에 만든 것을 오후에 바로 드실 수 있게 해서 훨씬 맛도 있고 보람도 있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활동을 한다고 누가 보수를 주는 것도 아닌데 직장에 연차를 내고 오거나 몸이 아파도 나오시는 분들이 있다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자체 워크숍 등을 통해 회원들의 결속력을 더욱 단단히 다지기도 한다. 지난 10일에는 봉사 활동 후 미동산 수목원 생태체험관, 산림 박물관을 다녀오며 동아리의 발전방안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회원 문무경씨는 직접 만들어 완성된 모습을 볼 때면 빵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카페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 만들어 놓기만 하고 직접 시설을 찾아 전달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오늘은 가게 문을 닫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부, 자영업자 등 직업도 제각각이고, 3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도 다양한 이들이 한 달에 한 번씩 한 마음이 될 수 있는 것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크다는 봉사의 매력 덕분이다. 세상 가장 구석진 곳에 있는 이들에게 황금빵회원들이 전한 것은 비단 빵만은 아니었다. 이들은 300여개의 빵 보다 훨씬 더 값진 마음을 선물하며 스스로 더 많이 행복해지고 있었다.
<조아라>
 
<회원 명단>
김홍기(회장). 노정윤(부회장). 여진희(총무). 안은숙(총무), 김나영, 김분영, 김정민, 김형창, 문무경, 박진숙, 신상영, 신하순, 신혜순, 이강임, 이선희, 이정기, 임일순, 장재훈, 최영주, 최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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