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청주교구 장봉훈 주교, 이구원 선교사


장봉훈 주교(오른쪽)와 이구원 선교사의 어린시절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을 앞두고, 교황을 직접 맞이하는 이들과의 특별한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천주교 청주교구장인 장봉훈 주교는 오는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집전으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서 복자품에 오르는 장 토마스(1815~1866)의 5대손으로 밝혀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장 주교는 신부 시절 장 토마스가 전교했던 진천 배티에서 사목활동을 하기도 했다. 1993~1999년 초대 배티성지 전담신부로 발령받아 활동했던 것이다. 또한 30년 전 성인품에 오른 장주기 요셉(1802~1866) 성인도 장 주교의 선조다.
장 주교의 가문이 충북에 정착한 것은 천주교를 통해서다. 장 토마스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장주기 요셉 성인의 6촌 형제로 그와 함께 천주교 신앙을 접하고 입교했다. 장 요셉은 배론(현 제천시 봉양면 구학리)에, 장 토마스는 배티(현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에 정착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장 주교의 동생인 신자 장현훈씨가 시복 후보자들의 가계도를 정리하다가 알게 됐다.
장봉훈 주교는 “하느님의 종 장 토마스의 후손으로 교황 성하의 시복식 주례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이날 오후 꽃동네에서 교황님을 영접해야 하기에 한국 주교단에서 유일하게 시복식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교황과 함께 음성 꽃동네 태아동산에서 기도를 올리게 되는 이구원 선교사(성 황석두루카 외방선교회 소속)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인 이 선교사는 이번 방한 기간 중 교황이 만나는 사람들 중 구체적으로 지적된 유일한 인물이다.
미혼모 보호시설인 청주 자모원에서 자원봉사자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성장한 그는 대전가톨릭대를 졸업하고, 현재 대학원 휴학 중이다. 2008년 성 황석두루카 외방선교회에 교구장 특별허가로 입회, 2011년 첫 서원을 했다.
그는 16일 꽃동네를 찾는 교황과 태아동산에서 함께 ‘생명을 위한 기도’를 바칠 예정이다. 태아동산은 가장 연약한 생명체인 태아들을 기억하며 생명을 지키자는 뜻으로 2000년 청주교구가 전국생명대회를 개최하며 꽃동네에 조성한 공간이다. 태아동산의 나무 십자가는 낙태된 아기들의 무덤을 상징한다. 이곳에는 최근 교황이 무릎을 꿇고 기도할 장궤틀이 새롭게 설치됐다.
지난 7일 교황청 공보실장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꽃동네 태아동산에서 기도하며, 이 때 이구원 선교사를 특별히 만나게 된다”며 “그는 팔도 없고 다리도 없지만 굉장히 상징적인(뜻 깊은) 삶을 살고 있는 선교사”라고 밝힌 바 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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