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고이승현군 아버지 이호진씨, 주한교황청대사관서 세례성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으로 직접 세례를 받았17일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7시께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에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56) 씨에게 세례를 줬다.

세례명은 교황과 똑같은 프란치스코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날 충남 서산 해미성지에서 한 브리핑에서 "이씨는 교황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고, 프란치스코 세례명을 받아 기뻐했다"고 전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세례성사는 이 씨의 딸과 아들, 이씨가 거주하는 안산 지역을 관할하는 천주교 수원교구의 신부 1명이 동석한 채 1시간가량 한국어로 진행됐다.

세례식은 간소하게 진행됐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씨와 만나고 헤어질 때 따뜻한 말을 건넸다고 롬바르디 신부는 전했다.

이날 세례식은 지난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이뤄진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 자리에서 이 씨가 교황에게 직접 세례를 달라고 요청해 성사됐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은 세례식을 거행해서 큰 기쁨을 느꼈다""한국 천주교 교회는 일년에 수만명씩 세례를 받는다는데 교황은 한국 교회의 중요한 예식에 직접 참여하게 돼 기쁘고 행복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대부(代父)는 교황청대사관 직원이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기록상으로는 한국 신자가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것은 25년 만이다.

앞서 1989107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 '젊은이 성찬제'에서 예비신자 교리를 배우며 세례를 준비하던 청년 12명이 선발돼 당시 방한했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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