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는 29일 단양 대명리조트서

 


바보처럼 살아왔노라고 시인은 고백한다.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 흘러간 세월이 아쉬워 시인은 눈을 감고 깊이 호흡하며, 시간의 흐름을 더듬어 본다. 앞으로 다가올 인생을 환희와 기쁨 속에 맞이하려 그는 지난 삶에 매듭을 묶는다.
이건표(70·사진) 시인이 최근 시집 시간의 매듭을 펴냈다. 단양군수를 지내고 동양대 경영관광학과 교수 등으로 활동해 온 그가 최근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그동안 틈틈이 써 온 시들을 책으로 묶은 것. ‘시인의 길앞에선 그의 시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는 책이다.
이 시인은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공직에서 물러나면서 조용한 자연인으로 살고자 한다칠십 평생 쓴맛, 단맛을 다 겪으며 살아왔다. 그동안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고 내 삶을 시로 엮어 시집으로 내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996년 발간한 수촌리에 내리는 눈에 이은 두 번째 시집으로 시 146편이 5부로 나뉘어 담겼다. 1물러날 때에는 자기성찰과 깨달음에 관한 시들이, 2경계선에서에는 세상에 대해 분노하거나 화해를 청하는 시들이 담겼다. 3절망 뒤에서에는 갇힘의 시간 동안 내면과 마주하며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인의 모습을, 4세상을 향하여에서는 이 시대를 살면서 느끼는 잡다한 문명적 시선을 엿볼 수 있다. 5그늘 농사에서는 고향 단양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시는 비교적 밝다. 인생의 힘든 고비, 막다른 고난의 길에서도 그는 살아갈 내일을 위해/꿈의 피부를 입히리라(절망 뒤에서‘)’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 강한 긍정의 힘은 절망을 이겨낸다. 시인의 낙관적인 태도는 시를 읽는 독자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두 번을 연임한 민선군수로서 고향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도 엿볼 수 있다. 단양의 한 부락인 수촌리를 제목으로 차용한 첫 시집에서 단양을 소재로 한 시를 독자들에게 선보였던 이 시인.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시들을 선보인다. 고로쇠나무, , 죽령, 장미길 등 자신이 사랑하는 단양의 모든 것을 우리 사는 단양은연작시 등으로 노래한다.
책에 실린 시화 작품들이 시 읽는 맛을 더해준다. 유창섭 시인의 작품해설 ‘’갇힘이라는 공간에서의 열린자기성찰이 시집 서두에 위치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유창섭 시인은 해설을 통해 그는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희망을 노래한다. 시 속에 투영된 그의 갇힘의 세월도 희망에 이끌려 밝음을 지향하는 태도를 지녔다아주 천연덕스러운 낙관주의자가 아니라, 자신이 서 있는 삶의 지점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냉철하고도 소박한 진실에 접근하려는 관조적 태도가 보인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1945년 충북 단양 출생으로 32·33대 단양군수를 지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동양대 경영관광학과 초빙교수, 시인촌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에세이집 변하지 않으면 주저앉고 만다등이 있다.
출판기념회는 29일 오후 630분 단양 대명리조트 도담삼봉홀에서 열린다. 내년 중에는 자서전을 발간할 예정이다.
모던포엠. 211. 1만원.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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