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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통한 치유와 소통 - 6. 받아들임
문학을 통한 치유와 소통 - 6. 받아들임
  • 동양일보
  • 승인 2014.11.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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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임은 고통이나 절망 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에 대한 자신의 태도이다. 고통과 절망의 상황을 원망하고 한탄하는 태도가 아니라, 고통과 절망을 꿋꿋하고 지혜롭게 극복하는 태도이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대면하면서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아낸다면, 고통의 어둠에서 희망의 빛으로 바꿀 수 있다. 그 지혜가 성스러운 힘이다. 성스러운 받아들임을 통해 지금의 고통은 아직 남아 있는 삶에 대한 감사로 바뀌게 된다.
 

서로 사랑을 하고/서로 미워도 하고/누구보다 아껴주던/그대가 보고 싶다/긴 시간이 지나도/말하지 못했어도/그대 내가 사랑했었다 (인순이 ‘아버지’ 중에서)

인순이는 그룹 ‘희자매’로 가수생활을 시작하였다. 팀이 해체를 겪은 뒤에도 ‘인순이와 리듬터치’로 활동하면서 장안의 인기를 누렸다. 그러던 어느 해 그녀에게 시련이 닥쳐왔다. 그녀를 발굴하고 키워주었던 스승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릴 듣는다. “너는 지는 해, 000는 뜨는 해.” 앞이 캄캄하였지만, 그녀는 스승을 원망하고 탓하지 않았다. 스승의 충격적인 고별 선언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았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은 노래와 춤뿐이었다. 그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그 결과 솔로가수 ‘인순이’는 한국 가요계의 대들보로 우뚝 섰다. 데뷔 30주년 콘서트를 하면서 그녀는 스승(작고)의 남편을 무대로 모신다. “스승이 없었다면 데뷔할 수 없었고, 스승의 마지막 말이 없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인순이는 실력과 대중성을 인정받는 가수이지만, 그녀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남다른 시련이 컸다. 감내하기 힘든 아픔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혼혈아로 태어나 세상의 차별과 편견을 받으면서 자랐다. 자기를 낳아놓기만 하고 훌쩍 떠나버린 아버지.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한이 얼마나 컸을까. 아버지는 용서와 그리움과 치유의 대상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용서하면서 아버지를 아버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나는 가수다'에서 부른 '아버지'는 인순이의 이런 고백을 대변하는 무대였다. “어릴 적 내가 보았던 아버지의 뒷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산이었습니다. 지금 제 앞에 계신 아버지의 모습은 어느 새 야트막한 둔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읊조리면서 부르는 '아버지'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이 녹아났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사랑으로 승화되는 노래가 은은히 울려퍼질 때, 청중도 시청자도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때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때, 조건이 가장 나쁠 때 오히려 최상의 것을 발견하면 인간은 더 많이 성장한다. 좋은 말도 고깝게 들으면 독이 되지만, 독이 되는 말도 잘 받아들이면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뀐다. 인순이가 아버지와의 이별 스승의 이별 선고와 같은 아픔  속에서 발견한 성스러운 힘은 자신에게 내재된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존감이었다. 인순이의 경험에서 우리는 아주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그것은 인생의 성패는 받아들이는 자의 몫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미움 속에 갇힌다. 그것은 상대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거부하고 밀어내면 자아를 찾을 수 없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자아를 찾는다.   <청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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