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남편, 지난 20일 아내 각각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봉사에 중독된 삶...피우던 담배도 끊어공영주차장 조성, 출소자 지원 등 꾸준한 나눔 실행“선행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아내의 내조 덕분

“저희들은 봉사에 중독됐습니다. 받는 기쁨 보다 주는 기쁨이 3배 이상 크다는 걸 아시나요? 주는 기쁨에 중독되면 먼저 본인 건강이 좋아져요. 어지간한 보약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봉사가 보약보다 더 좋다는 이들이 있다. 이민성(63·사진) 무영종합건설(주) 대표와 김순자(65·사진) 무영산업개발(주) 대표 부부. 김순자 대표가 지난 20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의실에서 5년 간 1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정식을 가지며 이들은 충북 최초의 ‘아너 소사이어티’ 부부 회원이 됐다. 이 날은 충북모금회의 모금 행사인 ‘희망 2015 나눔 캠페인’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한 1억 원 이상의 고액기부자 클럽이다. 남편인 이민성 대표가 지난해 12월 충북 12호로 가입했고, 이날 김순자 대표가 충북 19호, 전국 625번째 회원이 됐다. ‘부부 아너 소사이어티’로는 전국에서 39번째다.

김순자 대표는 “여유가 생긴다면 우리보다 어려운 형편의 이들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며 “마음속에 오랜 시간 품고 있었던 뜻을 이루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부부의 일상이 나눔과 기부로 채워진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무영종합건설을 설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이들은 남 몰래 어려운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며 묵묵하고 성실하게 선행을 실천해 왔다.

이 대표는 7~8년 전,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담뱃값으로 나가던 하루 4000원을 1년 간 모으니 20kg짜리 쌀 35포대 가격이 됐다. 이 돈은 청주의 한 주민센터에 기부됐고, 담뱃값이 결식아동들의 방학 중 점심 식사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며 그는 기부의 짜릿한 매력을 느꼈다.

3년 전에는 청주 강서지구 내 토지주택공사 소유의 미분양 토지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출소자 합동결혼식 때 선물을 제공하는 등 지원 활동을 한 공로로 ‘2012 출소자 허그(HUG)후원의 날’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무영종합건설 임직원들에게 봉사 활동을 독려해 청주 중앙공원에서 주기적으로 노인들에게 배식을 하도록 하기도 했다. 월드비전 충북지부 후원이사회장, 늘푸른 장학회 부회장, 충북도아동복지협회 후원회장,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흥덕후원회 후원회장 등 관련 직책만도 수없이 많다.

이 대표는 선행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로 아내의 내조를 꼽았다. “아내 자랑을 하면 팔불출이라지만”이라며 운을 뗀 그는 “내가 기부를 하고 싶어도 아내가 아깝다고 하면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내가 얼마든지 밖에 나가 남들에게 좋은 일을 하라고 말해줘 마음 놓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역시 어린이날이면 아동복지시설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안겨 주고, 겨울철 김장 비용을 지원하기도 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교회와 각종 사회복지시설에서 꾸준하게 자원 봉사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남을 돕는 일에는 스스럼없이 지갑을 열지만, 막상 자신들이 먹는 것, 입는 것에는 돈을 아끼게 된다는 부부. 검소하고 성실한 삶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대물림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운동화를 빨아 신던 2남 1녀(큰아들 이규락(인천지검 수사관), 작은 아들 이규철(변호사), 딸 이경자)는 부부를 따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생활을 하겠다고 말하곤 한다.

“아이들에게 지금껏 너희들을 키우고 공부시켰으니 이제부터 우리는 마음껏 봉사하며 살겠다고 못 박았어요. 아이들도 이해하고 저희를 자랑스러워해요. 지금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자식들 주려고 돈 버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거죠. 이제 저희들이 할 일은 그것밖에는 없어요.”

▶글/조아라·사진/임동빈.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