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시(충북발전연구원장)

 

4% 경제의 실현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해방 이후 충북은 인구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3% 대를 유지하면서, 3%가 마치 충북의 정체성처럼 고착되고 말았다. 3%는 우리가 넘지 못하는, 어쩌면 넘어서기를 포기하였던 거대한 의식의 장벽처럼 보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4% 경제’를 달성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GRDP(지역총생산)의 수치가 전국대비 4%를 이룬다는 경제적 의미를 넘어서서 우리 충북의 대도약, 의식과 삶의 대전환을 위한 출발로서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전에 가졌던 소외의식과 위축으로부터 벗어나 충북인으로서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회복하는 전환점으로서의 4%인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전국 대비 지역총생산 비중을 3%에서 4%로 1% 증가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먼저 에너지 등 사회간접자본을 포함한 생산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노동력과 자본스톡의 확보 및 활용, 총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수출과 투자수요를 창출하고 동시에 지방정부의 적정규모 재정지출이 따라야 한다. 그리고 이것도 과거와 같은 추세정도가 아니라 파격적일 정도의 신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부분을 지자체의 정책적 의지로서 채워놓을 수 있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4% 경제 달성을 위한 더욱 중요한 핵심요소는 바로 충북 도민 전체의 의식의 획기적 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우리 모두 글로벌 시각을 가져야 한다. 폐쇄적 사고에서 벗어나 개방적이며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포용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을 내재화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수출촉진을 위해서는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증진시키고 탁월한 마케팅 전략으로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대규모 현지마케팅 전략팀을 꾸리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으로는 도내 많은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각으로 사고하고 디자인하며 제품을 세계시장을 겨냥하여 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생산자들의 의식의 전환과 이를 적극적으로 지자체 차원에서 돕는 것이 중요하다. 충청북도라는 행정적 한계를 넘어서서 “세계가 우리의 시장이다”는 의식의 대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공동체 의식을 고양시켜야 한다. 합리적 사고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사고라고 한다면, 공동체 의식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타인을 배려하면서 함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의식이다. 예를 들어 충북 미래의 먹거리인 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고 할 때 이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무병장수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인데, 그렇다면 수명이 늘어났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사고를 통하여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진다면 이것은 합리적 사고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을 충북 도민이라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하여 모두가 힘을 합하여 추진한다면 공동체 의식의 고양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충북의 전통적 문화를 경제하려는 의지와 결합시켜 경제성장의 에너지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 충북은 청풍명월, 선비정신, 불의에 대한 저항정신, 고난의 시기를 견뎌내는 인고의 정신 등 많은 정신적 자산이 축적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신적 자산을 과거의 전통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어떻게 현대적 의미에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북 도민 모두가 충북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미래 역사의 선도자라는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4% 경제의 실현은 충북 도민 삶의 내용과 질이 근본적으로 대변혁을 이루는 출발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충북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과 더불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에 대한 무한한 애착의 증거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향하여 마음을 합하여 새롭게 출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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